본문 바로가기
  • 시네마노믹스

    새 애인에도 적용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경제학을 거부하는 '중독된 사랑'은 없을까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프리랜서 작가인 마고(미셸 윌리엄스 분)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5년차 남편 루(세스 로건 분)와 최근 여행길에서 만난 묘한 매력의 앞집 남자 대니얼(루크 커비 분) 사이에서 고민한다. 당장 루를 떠난다면 그녀는 매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당연하게 여기던 루의 장난스러운 아침 인사도, 그녀를 위해 정성스레 준비하는 루의 저녁식사도 더 이상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당장 무언가 새롭게 얻는 효용이 없다 해도 떠나면서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의 이면인 ‘위험회피성향’이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의 이면 ‘위험회피성향’<그래프>를 보면 B점에서 1단위를 늘려서 C점으로 가면 효용이 3 증가하지만 1단위를 줄여서 A점으로 가면 효용이 5 감소한다. 즉 사람은 얻는 것에 대한 기대효용보다 잃는 것에 대한 기대손실이 더 크다. 루와 함께 있어 얻는 기대효용보다 루를 떠나 잃을 기대손실이 더 클 것이기에 마고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고는 루를 떠난다. 루를 잃는 손실이 크더라도 대니얼과 함께 있어 얻는 기대효용이 더 컸기에 마고는 루를 떠났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당장 마고는 대니얼과의 시간이 행복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용의 크기는 루의 것과 다르지 않았다. 루와의 사랑이 그랬듯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한계효용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영화 초반 오븐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마고 뒤에 서 있는 남자는 루가 아니라 대니얼이었다. 선별적 복지의 이론적 실마리 제공마고의 사랑은 시간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루와 애

  • 시네마노믹스

    사랑에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될까…새 애인의 기대효용이 더 커보이는 건 왜일까

    영화의 오프닝크레디트가 걷히고 마고(미셸 윌리엄스 분)의 부엌이 보인다. 마고는 텅 빈 눈동자로 머핀 반죽을 하고 있다. 머핀을 오븐에 넣고 그 앞에 쪼그려 앉는다. 오븐에서 나오는 불빛을 멍하니 바라본다. 그 불빛만이 마고가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이었을까. 한 남자가 마고를 무심하게 지나가 창가에 우두커니 선다. 둘은 마주보지 않는다. 마고는 오븐 불빛을, 남자는 창밖을 응시할 뿐이다. 한계의 개념과 매몰비용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프리랜서 작가인 마고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세스 로건 분)와 5년차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마고는 글을 쓰러 낯선 곳으로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마고는 그곳에서 대니얼(루크 커비 분)을 만난다. 까칠하지만 묘한 매력의 대니얼. 마고와 대니얼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심지어 대니얼은 마고의 앞집에 살고 있었다.여행에서 돌아와 마고는 루와 대니얼 사이에서 갈등한다. 루는 언제나 마고에게 애정을 쏟아붓지만 예전 같은 두근거림은 없다. 마고는 “결혼했다”며 대니얼에게 선을 긋고 오히려 공격적으로 말을 툭툭 던지지만 이런 대화마저 그녀의 설렘을 재촉한다. 마고는 스스로에게 “우리도 사랑일까”라고 묻고 또 묻는다.마고는 두 가지 선택 사이에 놓여 있다. 대니얼에게 느끼는 강렬한 감정과 지금까지 쌓아온 루와의 관계에 대한 책임. 경제학자라면 매우 간단한 답을 내놓을지도 모른다. 경제학의 가장 기본개념인 ‘한계’를 생각하면 말이다. 한계는 추가로 얻는 가치를 일컫는다. 한계는 경제학에서 모든 판단의 잣대다.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과는 별개로 당장의 선택에

  • 경제 기타

    사람은 언제 지갑을 열까?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 후끈 달아오른 지면을 걷노라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입안이 바짝바짝 마른다. 그 어느 때보다 시원한 물 한 모금, 차디찬 얼음 한 조각이 간절한 순간, 눈앞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인다면 어떻게 할까?욕망과 주관적 만족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저 없이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살 것이다. 너무 덥고 목말라 설령 5000원이라도 기꺼이 사 먹을 용의가 있으리라. 혀끝부터 시작되는 차갑고 달콤한 행복이 입안 전체를 가득 채우는 쾌감은 분명 2000원어치 만족 그 이상일 것이다. 그다음에 아이스크림 하나를 더 사 먹는다면 어떨까? 여전히 아이스크림은 맛있지만 처음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때만큼 짜릿한 기쁨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때 만족도는 아이스크림 가격 2000원보다 조금 위가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어떨까? 하나쯤 더 먹고 싶기도 하고, 그만 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2000원을 지불하고 사 먹을 용의가 있다. 네 번째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이미 충분히 맛보고 더위와 목마름을 해소했기 때문이다. 아이스크림이 500원이라고 해도 딱히 먹고 싶은 마음이 없기에 지갑을 닫고 아이스크림 가게를 나갈 것이다.앨프리드 마셜의 원리이처럼 똑같은 아이스크림이라고 해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하는 욕망이 순차적으로 줄어드는 이유는 소비자가 느끼는 아이스크림의 효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효용이란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면서 느끼는 만족의 정도이다. 즉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재화의 능력 또는 재화를 소비하면서 얻는 주관적 만족의 정도”이다.효용이 중요한 까닭은 ‘주관적인 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