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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주의 대명제로 '사상의 자유롭고 공개적인 시장' 제시

    현대민주주의 사회는 표현의 자유를 기본적 인권의 하나로 인식한다. 세계 각국은 언론·출판·사상 등 표현의 자유에 헌법상 ‘우월적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에선 언론이 공직자에게 명예훼손적 표현을 해도 ‘현실적 악의’가 있는 경우에만 손해배상 책임을 지운다. 허위임을 알았거나 ‘무모할 정도로 진위를 무시하고 보도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는 의미다.문명세계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표현의 자유 확장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사람이 존 밀턴(1608~1674)이다. 그는 1644년 발표한 《아레오파지티카》에서 ‘사상의 자유롭고 공개적인 시장(free and open market of ideas)’이라는 자유주의의 대명제를 제시했다. “진실과 허위를 공개적으로 대결하게 하는 것이 진리를 확보하는 최선”이라는 《아레오파지티카》의 주장은 그를 자유주의의 원조로 자리매김시켰다. “나에게 어떤 자유보다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알고 말하고 주장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는 밀턴의 선언적 호소는 표현의 자유를 대변하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꼽힌다. 진실과 허위 경쟁시켜야 진리 드러나대서사시 《실락원》의 작가이기도 한 밀턴은 영국의 시인이자 사상가다. 검열제도를 도입하려는 영국 의회에 항의하는 연설문 형식으로 쓰인 《아레오파지티카》는 고대 그리스어로 ‘법정’을 뜻하는 areopagos(아레오파고스)와 ‘이론’을 뜻하는 ca가 결합된 말이다.밀턴은 사전검열과 허가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현실적으로 완전 규제가 어렵고, 무오류(無誤謬) 검열관은 있을 수 없으며, 학문과 학자들에게 최대의 좌절을 안긴다는 점 등을 들었다. 국민이 알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