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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노믹스

    단지 여자란 이유로 시대가 가로막은 예술가의 꿈…낭패를 낭만으로 바꾼건 깨어있는 누군가의 후원

    “여자는 사랑이 전부라는 말, 지긋지긋해요.”조(시얼샤 로넌 분)는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0년대, 미국의 한 시골 마을의 평범한 집에서 나고 자란 천방지축 소녀다. 아버지는 전쟁터로 떠나 없지만, 네 자매가 사는 조의 집은 늘 시끌벅적하다. 멋을 낼 줄도, 이성과 어울릴 줄도 모르며 ‘선머슴’처럼 살던 그는 언니 메그(에마 왓슨 분)에게 등 떠밀려 간 사교파티장에서 우연히 만난 이웃 부잣집 청년 로리(티모테 샬라메 분)와 급격히 가까워진다.2020년 개봉한 영화 ‘작은아씨들’은 1968년 출판된 고전 소설(원작명 《Little woman》)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네 자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이 소설은 1933년부터 아홉 번이나 영화로 리메이크돼 개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재개봉된 영화 역시 19세기 여성의 삶과 당시의 경제적 배경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네 자매는 왜 예술인을 꿈꿨나네 자매는 예술적 재능이 남다르다. 메그는 배우를 꿈꾸고, 조는 작가 지망생이다. 셋째 베스(엘리자 스캔런 분)와 막내 에이미(플로렌스 퓨 분)는 각각 음악가와 화가를 꿈꾼다. 하지만 이들을 돕는 대고모(메릴 스트리프 분)는 부잣집 남자를 만나 결혼할 것을 종용한다. “창녀나 배우가 아니면 여자는 돈을 벌 길이 없다”면서.실제 영화의 배경인 19세기까지 대부분 나라에서 여성은 교육과 직업의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여성은 재산권을 얻지 못했고, 기혼 여성은 ‘남편의 소유’로 인정됐다.이런 탓에 여성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방법은 성공한 배우나 예술가가 되는 것 외에는 거의 없었다. 그마저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조가 남성인 친구의 이름으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