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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성없는 전쟁' 반도체 패권 쟁탈

    지난달 별세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한국 경제에 가장 크게 기여한 점은 우리도 세계 1등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삼성이 1인당 국민소득(GNP 기준) 500여달러 시절이던 1974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해 세계 1위 기업에 오르고 휴대폰 시장에서도 스마트폰의 원조인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삼성은 명실상부하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수십 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힘입어 2018년에는 비메모리를 포함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미국 인텔에 이어 2위로 밀려났다. 삼성은 지난 5월 비메모리 분야인 파운드리 생산시설에 10조원을 새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비메모리도 강화해 반도체 전체 1위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미국은 지난 5월 자국의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는 통제조치를 내렸다. 중국이 ‘반도체굴기(起: 밑바닥에서 몸을 일으켜 정상에 오른다는 의미)’를 선언하며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데 대한 견제라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업체인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영국의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ARM 인수를 추진하던 삼성전자 등을 따돌리고 미국이 반도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맞서 중국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2018년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 인수를 추진할 때 승인을 해주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이처럼 세계는 첨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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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승자는 없다…글로벌 반도체 기업 M&A '태풍'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74년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부터지만 본격적인 사업화는 1983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본격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당시엔 국내에서도 반대가 많았고 앞서 있던 일본 기업들도 삼성이 실패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로부터 D램 반도체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지만 현지로 연수를 떠난 삼성 직원들은 설계도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떤 시스템도 만지지 말라는 지시를 받는 등 온갖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일본 샤프로부터도 귀동냥과 눈짐작만으로 기술을 얻어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삼성은 1983년 64K(킬로바이트) D램을 사업 본격화 6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 오늘날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로 우뚝 서게 하는 서막을 열었다.반도체가 수출 1위 품목으로 한국을 먹여살리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삼성에 이어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반도체사업에 뛰어들었지만 1998년 외환위기로 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후발 두 업체가 합병해 하이닉스가 탄생했지만 국제경쟁력에 뒤처져 적자가 쌓여만 갔다. 2011년 SK그룹이 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하이닉스를 3조4267억원에 인수하면서 정상화시켰고, 지난 2분기 기준 세계 D램시장 점유율 30.2%로 삼성전자(42.1%)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합종연횡과 대규모 투자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 미국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 부문을 10조3104억원에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을 통째로 인수하면서 세계시장 5위(11.4%)에서 2위(22.9%)로 뛰어올라 1위 삼성전자(33.8%)를 추격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