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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이야기를 담은 시를 통해 이성과 감성의 조화를 이루다

    (가)노래는 심장에, 이야기는 뇌수에 박힌다처용이 밤늦게 돌아와, 노래로써아내를 범한 귀신을 꿇어 엎드리게 했다지만(중략)노래하고 싶은 시인은 말 속에은밀히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그러나 내 격정의 상처는 노래에 쉬이 덧나다스리는 처방은 이야기일 뿐이야기로 하필 시를 쓰며뇌수와 심장이 가장 긴밀히 결합되길 바란다.- 최두석, 『노래와 이야기』 -(나)돌담으로 튼튼히 가려 놓은 집 안엔 검은 기와집 종가가 살고 있었다. 충충한 울 속에서 거미 알 터지듯 흩어져 나가는 이 집의 지손(支孫)들. 모두 다 싸우고 찢고 헤어져 나가도 오래인 동안 이 집의 광영(光榮)을 지키어 주는 신주(神主)들은 대머리에 곰팡이가 나도록 알리어지지는 않아도 종가에서는 무기처럼 아끼며 제삿날이면 갑자기 높아 제상(祭床) 위에 날름히 올라앉는다. (중략) 한참 쩡쩡 울리던 옛날에는 오조 할머니 집에서 동원 뒷밥을 먹어왔다고 오조 할머니 시아버니도 남편도 동네 백성들을 곧-잘 잡아들여다 모말굴림도 시키고 주릿대를 앵기었다고. 지금도 종가 뒤란에는 중복사 나무 밑에서 대구리가 빤들빤들한 달걀귀신이 융융거린다는 마을의 풍설. 종가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 일을 안 해도 지내 왔었고 대대손손이 아-무런 재주도 물리어받지는 못하여 종갓집 영감님은 근시 안경을 쓰고 눈을 찝찝거리며 먹을 궁리를 한다고 작인(作人)들에게 고리대금을 하여 살아 나간다.- 오장환, 『종가』 - 노래는 심장에, 이야기는 뇌수에 박힌다 … 처용이 밤늦게 돌아와, 노래로써/아내를 범한 귀신을 꿇어 엎드리게 했다지만/ … /… 말 속에/은밀히 심장의 박동을 골라 넣는다운문과 산문은 어떻게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