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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노믹스

    기우가 기생충 '그 집' 사려면 547년 걸린다는데…끊어진 계층 사다리를 복원할 방법은 없을까

    “아주 근본적인 대책이 생겼어요. 돈을 아주 많이 버는 거예요.”기생충의 마지막 장면. 기우(최우식 분)는 돈을 많이 벌어서 박 사장(이선균 분)의 대저택을 사겠다고 다짐을 내뱉는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기우가 임금을 꼬박 모아 그 집을 사려면 547년이 걸린다”고 했다. 불평등에 대한 감독의 인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영화에서 주인공인 ‘백수 가족’과 부잣집인 ‘박 사장 가족’의 경제적 불평등은 계단이라는 상징으로 표현된다. 기우가 과외를 하러 박 사장 집에 갈 땐 끝없는 계단을 오르고, 홍수로 집이 잠겨 반지하 방으로 돌아갈 땐 끝없이 계단을 달려내린다.갈등의 본질은 결국 일자리어찌 보면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갈등의 이면에는 일자리 다툼이 존재한다. 현실에서도 삶은 결국 일자리 문제로 집약된다. 괜찮은 일자리를 잡아 기득권 울타리에 진입하는 순간, 계층 이동의 기회가 열린다. 반면 어떤 이유에서건 일자리를 잃어 울타리 밖으로 내쳐지는 찰나, 삶은 무너진다. 기택 가족의 반지하 인생도 사업 실패로 기택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시작된 것이다. 아들 기우를 통해 운좋게 다른 일자리 기회를 얻게 된 기택. 하지만 그 자리는 이미 또 다른 약자(운전기사와 가정부)가 차지하고 있다. 한정된 일자리를 둘러싼 ‘약자’ 간의 갈등은 다음 수순이다. ‘일자리 빼앗고, 지키기’를 둘러싼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진다.불평등을 설명하는 지표들불평등은 경제학자들이 오랫동안 매달려온 연구 주제다.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표도 다양하다. 지니계수는 그 가운데 경제학자들이 즐겨 쓰는 소득분배 지표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