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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 중시해야 진실 보여"…실증학문 토대 놓은 논리학 저서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의 사상과 지식은 2000년 동안 서구 사회의 ‘진리’였다. ‘무거운 것이 빨리 떨어진다’는 그의 단언을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가 직접 실험해보기 전까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처럼….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아리스토텔레스 제국’에 반기를 든 최초이자 대표 주자다. 《신기관(Novum Organum)》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저서 《기관(Organum)》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신기관》은 아리스토텔레스식 관념성에서 벗어나 사실에 기초한 실증학문으로 나아가야 새로운 인류 문명을 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손이 도구를 활용하듯, 진리 창조기관인 인간 정신도 ‘귀납법’이라는 도구로 무장할 것을 강력 주문했다.17세기를 근대의 시작이라고 할 때 베이컨은 그 문을 연 사람이며 《신기관》은 근대과학 정신의 초석을 마련한 저작으로 꼽힌다. 그 문으로 갈릴레이와 데카르트가 들어왔고, 뉴턴이 입장하며 17세기 ‘천재의 세기’(영국 과학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꽃을 피웠다. 종래의 사변적 경향에 제동이 걸리고 실증적 학문의 권위가 고양돼 근대정신과 과학혁명의 여정이 시작됐다.《신기관》은 개별적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더 확장된 일반적 명제를 이끌어내는 ‘귀납법’이야말로 세상의 진실을 발견하는 요체라고 주창한다. 이런 생각은 서구철학사 2대 조류의 하나로, 실험과 관찰을 중시하는 ‘경험론’을 탄생시켰다. 이 책이 ‘합리론 시조’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 비견되는 이유다. 관념론에 반기든 근대정신의 정수《신기관》 이전의 철학·학문 세계는 보편적인 것에서 개별적인 것을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