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커버스토리

    예산을 많이 늘리면 경기가 나아질까

    한 가족이 생활을 하는 데도 나름의 계획을 갖고 씀씀이를 조절한다. 가장이 벌어오는 수입으로 적당한 집에 거주하며 먹고 입고 자녀의 교육비를 지출하곤 한다. 1년 단위의 연봉을 기준으로, 다달이 받는 월급을 다 생활비로 쓰는 게 아니라 일부는 노후를 위해 저축하고 몇 달 동안 조금씩 따로 모아둔 돈으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 때로는 더 큰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거액의 빚을 얻은 뒤 매달 일정액의 원리금을 상환하기도 한다.나라의 살림살이도 마찬가지다. 국민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을 바탕으로 국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국방비를 쓰거나 행정서비스 비용을 지출한다.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거액을 쓰기도 하고 KTX처럼 대규모 국책사업을 위해서는 몇 년 동안 매년 일정 금액을 투입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부가 돈을 마련하고 사용하는 활동, 즉 정부의 살림살이를 재정(財政)이라고 한다.재정은 돈을 마련하는 재정수입(세입)과 돈을 사용하는 재정지출(세출)로 구성되는데, 한 해 동안의 활동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정부가 매년 9월 정기국회 첫날 제출하는 ‘예산’은 다음 해의 세입과 세출 등 재정활동 계획이다. 전년도의 재정활동 결과는 정기국회 시작 전에 ‘결산’으로 확정되는 것이 원칙이다.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은 558조원으로 올해 예산안보다 45조7000억원(8.9%) 늘었다. 내년 한 해 동안 정부가 558조원을 쓰겠다는 의미이며 그만큼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거나, 세금만으로 충당이 어려우면 국채를 발행해 조달해야 한다. 전년 대비 예산 증가율이 7%를 넘는 ‘초슈퍼 예산’은 내년까지 4년째 편성된 것이다. 정부의 씀씀

  • 시사 이슈 찬반토론

    내년에도 초슈퍼예산…줄여야 할까

     [찬성] 3년째 '초슈퍼 예산' 바람직하지 않아내리 3년 ‘초(超)슈퍼 예산’이 계속되면서 나라살림에 어두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3년 연속 증가율이 8%를 넘는 팽창 예산인데, 나라살림의 기본이 되는 경제성장률과 비교해보면 괴리가 너무 크다.경제가 나빠 세금도 걷히지 않는데 지출은 오히려 크게 늘리니 2년째 총지출 규모가 총수입을 넘는 적자다. 방역·경제 모두 전시(戰時)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과도한 적자 살림이다.정부의 편성안을 들여다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 많다. 우선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올해 39.8%에서 내년에는 46.7%로 7%포인트가량 폭등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저출산을 감안할 때 위험하다. 기축통화국도 아니고 수출의존도는 높은 한국으로선 대외신인도 추락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외환위기 때 우리가 경험했던 국가위기 상황이 재정위기로 비롯될 수도 있다.지출 내용도 문제가 다분하다. 보건·복지·고용 쪽에만 올해보다 19조4000억원 늘어난 200조원을 집중 투입한다는데, 과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일자리 예산이라며 재정 투입을 통한 알바형 공공 일자리나 만들어왔다. 오죽하면 ‘통계용 일자리 창출’이란 비판까지 나왔다. 복지 예산도 퍼주기식 ‘문재인 케어’와 현금 살포 등에 방만하게 쓰였다. 지출 구조조정 없이 재정 확대만으로는 정책 실패를 덮는 데 한계가 있다.5년짜리 정부의 ‘임기 뒤는 나 몰라’는 식 과속 재정팽창에 대해 제대로 견제하는 곳도 없는 상황이다. 과도한 빚은 다음 세대의 부담으로 남는다. 국민에게 재정의존도를 높이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