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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명철의 한국 한국인 이야기

    발해, 풍부한 지하자원에다 어업·목축업도 발달…중국에 대규모 말 수출, 일본과 활발한 해양무역

    우리는 발해의 역사 그리고 거친 자연환경을 극복한 발해인의 생각과 능력을 잘 알지 못한다. 발해가 백두산 화산 폭발 때문에 멸망했다는 ‘가십’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 게 올바른 역사 인식일까. 고구려 유민이 주력인 소수의 독립군이 부활시킨 나라, 문명국인 고구려 변방에 터를 잡고 거친 자연 및 덜 세련된 주변 종족과 더불어 새 질서, 새 문화를 재창조한 나라, 그 발해를 중국에서 해동성국(海東盛國)으로 부르게 한 실질적인 원동력은 무엇일까? 고조선·부여·고구려 기술 물려받아발해 산업의 실상은 생태환경과 후발 국가들, 계승 민족들의 삶과 일본의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노성(백두산 근처)의 쌀이 유명하고, 책성(훈춘)의 된장은 수출품이었으며, 만주 일대와 연해주라는 지경학적 환경을 활용해 특수한 산업을 발전시켰다. 위성(함경북도 무산)의 철도 유명했는데 ‘철주’라고 부른 요동 안시성 일대는 동아시아 최고의 철 생산지였다. 발해는 고구려에서 물려받은 기술력으로 풍부한 철을 가공해 농기구와 무기 등을 대량 생산했다. 또 풍부한 금과 은(삼강평원 일대)으로 일본제 수은을 활용한 공예품을 만들었는데 일본에서 ‘당나라에서 진귀한 것을 많이 보았으나, 이런 기괴한 것(공예품)은 없었다’고 할 정도로 극찬받았다(방학봉 《발해경제사연구》).흑룡강 중류 이하, 송화강 하류, 목단강 하류, 우수리강 유역은 대규모 침엽수림지대라서 약초를 비롯해 꿀·산삼·인삼·녹용 등의 수출품이 풍부하게 나왔고, 호랑이·표범·곰·사슴·늑대·토끼·여우·족제비·담비가 서식했다. 발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인류 최초의 교역품은 비너스와 칼이었다

    2008년 9월 독일 슈바벤 지역 펠스 동굴에서 3만5000년 전의 매머드 이빨에 조각된 비너스 상이 발견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조각품에 세간의 이목이 쏠렸다. 사실 비너스 상이라고 불리는 여인의 나체상은 문자가 없던 석기시대의 문명 교류와 인류의 장거리 이동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구대륙 각지에서 발견되면서 선사시대의 글로벌화한 문화교류의 흔적으로 꼽힌다. 19세기 말엽부터 서유럽과 동유럽, 시베리아의 여러 곳에서 후기 구석기시대에 속하는 여러 형태의 여인 나체상이 발굴됐다. 학자들은 이 여인상을 여성의 원형으로 간주해 ‘비너스’라고 이름 붙였다. 동서 문명 교류를 증명하는 비너스 상동서 문명 교류사 연구자인 정수일 박사에 따르면 1882년 프랑스 브라상푸이에서 처음 유물이 출토된 뒤 펠스의 비너스가 나오기 전까지 7개 지역 19개 장소에서 다양한 형태의 비너스 상이 다수 발견됐다. 구체적으로 레스퓌그와 브라상푸이 등 프랑스 다섯 곳에서 비너스 상이 나왔다. 이탈리아 세 곳, 독일 남부 한 곳도 출토지다. 유명한 발렌도르프 비너스 상이 나온 오스트리아 발렌도르프를 비롯해 옛 유고연방 지역 두 곳과 우크라이나 다섯 곳, 동시베리아의 코스텐키와 아브데보 등에서도 비너스 상이 발견됐다. 프랑스에서 바이칼호 연안까지 북방 유라시아 광활한 영역에 출토지가 산재해 있고 제작 연대는 보통 2만5000년에서 2만년 전의 후기 구석기시대로 추정된다. 대부분 크기가 왜소해 가장 작은 이탈리아 트라시메노 출토 비너스 상은 높이가 3.5㎝ 정도이고 가장 큰 이탈리아 사비냐노 출토품도 22㎝에 불과하다. 펠스 비너스도 높이가 겨우 6㎝다.1979년 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