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커버스토리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증가 추세이던 저소득층 가계소득이 올 1분기에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 1분기에 최저임금이 크게 올랐는데도 가장 혜택이 클 것으로 예상되던 저소득층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 가계소득은 최대폭으로 올라 소득 불평등이 크게 확대됐다. 잘사는 계층은 더 잘사는데 가난한 계층은 더 가난해졌다는 의미다.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채택했다. 최저임금을 올려 가계소득을 늘려주면 소비가 늘어나고, 이는 생산과 투자를 증가시켜 성장률을 높일 것이란 논리다. 정부는 그 첫 번째 단추로, 올해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6.4% 인상했다. 지난 5년간 인상률이 해마다 7%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인상률은 그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현재까지의 결과는 정부 기대와 반대다. 당장 소득증가 효과부터 실패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16.4% 올렸는데도 저소득층 소득이 감소하는 역설적인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사업주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사업주가 부담을 줄이려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고용이 줄어드니 취업이 안 돼 소득이 줄었다는 얘기다.그렇지만 정부는 이런 현상이 최저임금 인상 탓인지, 아닌지에 대해 똑 부러지게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린 지 5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정확한 영향을 분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설명대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실패라고 단정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

  • 커버스토리

    '경제학계 "소득주도 성장론은 실증 안된 '이단' 경제학" 평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은 학계에서도 적잖은 비판을 받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증가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란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가설’ 수준이란 게 주류 경제학자들의 비판이다. 소득주도 성장론에 기반한 정책 실험은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고 있다.분배 중시한 좌파 케인스 학파가 주장소득주도 성장론의 근원은 폴란드 경제학자 미하우 칼레츠키의 경제학 이론이다. 칼레츠키는 1930년대 《경기변동론》을 출간하면서 이 이론을 제시했다. 20세기 거시경제학의 거장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동시대 인물이다. 두 학자 모두 유효수요(돈을 갖고 물건을 사거나 생산하려는 경제적 욕구) 부족을 당시 극심했던 불황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은 판이했다.케인스는 기업 투자가 부족해 유효수요가 위축되고, 투자를 결정하는 기업가의 모험심이 경기를 활성화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칼레츠키는 소비 부진이 유효수요 부족을 가져온다고 봤다. 소비 부진의 원인은 전체 소득 중 노동자 임금의 비중이 적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케인스는 기업 투자를 중시하는 우파 경제학, 칼레츠키는 소득 분배를 중시하는 좌파 경제학을 주요 배경으로 삼았다.칼레츠키는 소득 중 기업가에게 돌아가는 이윤과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임금의 비중, 즉 기업·노동 간 소득 분배를 중시했다. 기업가보다 노동자가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임금의 비중이 작아질수록 유효 수요가 부족해져 불황이 올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임금 비중을 높여야 불황을 타개할 수

  • 커버스토리

    최저임금 파격적 인상 이후 소득 불평등 되레 커졌대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은 ‘소득주도 성장’이다. 소득이 늘면 소비가 증가하고, 물건을 많이 팔게 되는 기업들이 생산과 투자를 늘려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논리다. 정부는 우선 소득을 늘리기 위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지난해보다 16.4% 올렸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시간당 임금을 최저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인상했다.최저임금을 올렸으니 근로자들의 소득이 늘어나는 게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저소득층 가계소득이 지난해 1분기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이 너무 급격하게 올라 부담을 느낀 사업주들이 직원을 줄이면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저소득층 소득·취업자수 줄어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를 보면 소득 하위 20%(1분위)의 월평균 가계소득은 128만6702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8% 줄었다. 소득 하위 20~40%(2분위)는 272만2638원으로 같은 기간 4%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든 것은 근로소득이 감소한 탓이다. 소득 1분위 근로소득은 13.3%, 2분위 근로소득은 2.9% 감소했다.근로소득은 일해서 번 돈이다. 최저임금이 올랐는데도 일해서 번 돈이 줄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근로 자체를 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능성은 고용통계로 확인된다. 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까지 30만 명 안팎을 유지하던 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2월부터 세 달 연속 10만 명 안팎으로 떨어졌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업종별로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