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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름다운 풍경과 달리 인간의 고독한 삶 담았죠

    요즘 K팝, K드라마, K뷰티의 열기가 뜨거워 어깨가 으쓱해진다. 하지만 노벨상 얘기가 나오면 갑자기 움츠러들게 된다. 각 나라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노벨과학상(물리·화학·생리의학상)과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우리나라가 아직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일본은 이미 수십 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라는 두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일본계 영국인인 데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매년 후보에 오르고 있어 우리나라의 수상을 더 기다리게 된다.한강 작가가 2016년 국제적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을 수상하면서 우리나라 작가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유능한 외국 작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곧 좋은 소식이 들릴 듯하다.가와바타 야스나리는 53년 전인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설국》 《천우학》 《산소리》 등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가운데서도 《설국》이 가장 유명하다. 《설국》은 36세 때 쓴 단편 ‘저녁 풍경의 거울’의 소재를 살려 드문드문 발표한 연작을 모아 중편소설로 완성한 것이다.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내 소설의 대부분은 여행지에서 썼다. 풍경은 내게 창작을 위한 힌트를 줄 뿐만 아니라 통일된 기분을 선사해준다’고 했는데, 《설국》은 눈 내리는 니가타현의 온천장에 머물면서 집필했다. 풍경을 상상하고 명문장을 음미하라‘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섰다.’소설의 첫 부분을 외우는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