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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경제는 인간의 심리·행동으로 엮인 복잡계 'Cetris paribus' 전제로 예측 땐 틀리죠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사람)는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도 미래를 점치고 싶어 하는 종(種)입니다. 앞을 내다보는 카산드라 이야기, 미래를 다룬 공상과학 영화, 시장을 예측하는 경제 채널이 인기를 끄는 이유죠. 사피엔스 종의 특성상 예측 시장, 전망 시장은 영원할 듯합니다. 대부분 틀릴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죠.경제 예측은 왜 틀릴까요?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왜 틀릴 수밖에 없을까요? 가장 확실한 답은 경제가 복잡계이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수학 문제(x가 4일 때 x+y=10. y 값은 6)도 아니고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서 결국 비를 불러오는(?) 원시 제사장도 아닙니다. 수많은 경제학자와 경제연구소들이 부동산, 주식, 환율, 금리, 무역, 국내 경제, 세계 경제를 예측하지만 맞힐 확률은 매우 낮은 거죠. 몇 가지 이유를 더 살펴봅시다.첫째, 경제학은 인간행동(미제스의 인간행동론 참조)을 다룹니다. 행동 주체인 개인들의 변덕은 죽 끓듯 합니다. 심리와 행동이 시시때때로 변한다는 것이죠. 정태적이 아니라 동태적이라는 뜻입니다. 그들이 79억 명입니다. 개인들을 자극하는 외부 변수 역시 무한하게 존재합니다. 수많은 변수는 부동산, 주식, 환율, 금리, 무역, 경제 패턴을 돌변하게 만듭니다.둘째, 경제학의 분석은 공통된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여러분이 경제학을 공부할 때마다 만나는 용어. 바로 라틴어 ‘세트리스 파리부스(cetris paribus)’입니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뜻이죠.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이 널리 퍼뜨린 이 전제가 없다면 많은 이론이 성립하지 않을 겁니다. 인간행동과 경제는 살아 움직이는 것인데 이런 전제 아래에서 분석하니까

  • 커버스토리

    투자가 지능순이라면 뉴턴은 왜 실패했을까? '블랙 스완' 날아들지만, 거시지표 잘 봐야죠

    경제는 복잡합니다. 완전한 질서나 무질서 상태가 아닌 묘한 세계죠. 확실성, 위험, 불확실성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 수많은 기업, 수많은 나라, 수많은 생산요소, 수많은 욕망, 수많은 필요가 엮여 있으니 말이죠.이런 복잡계에서 투자한다? 쉽지 않을 겁니다. 생각하고 이해하고 분석하고 결정하려면 머리가 제법 아프죠. 수많은 변수를 알아내는 휴리스틱(heuristic), 즉 ‘발견법’은 우리 눈앞에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때론 어림짐작 혹은 직관으로, 때론 패턴 이해와 분석과 확률로, 때론 칠면조(추수감사절에 요리되는 걸 모르고 먹이를 기다리는)처럼 투자합니다.지식과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투자를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투자 성공이 지능순이라면, 중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주식 투자로 거의 전 재산을 날리진 않았겠지요? 투자할 때 잘 들여다봐야 할 거시 변수들을 정리해보죠.인플레이션, 경제 성장률, 금리, 실업률, 무역, 통화정책, 정부 성향을 핵심 변수로 살펴야 합니다. 이런 지표들은 1주일이나 한 달 만에 훅훅 바뀌는 게 아니어서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정부 발표, 신문·방송의 보도, 유튜브 전문가의 해설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을 말합니다. 물가가 계속 상승한다는 말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죠.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푸는 데 있습니다. 돈이 많이 풀려 흔해지면,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죠. 갑자기 공급 물량이 부족할 때도 물가는 오르지만, 이것은 곧 해소될 겁니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을 때 가격이 올랐지만,

  • 경제 기타

    기후변화 위기, 녹색금융으로 헤쳐나가요

    2020년 갑작스럽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리의 삶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여행 등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었고, 소비활동이 줄어들면서 생산이 중단된 회사의 매출이 감소하는 등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세계 경제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위기를 맞는 것을 경제 용어로 '블랙스완(black swan)'이라고 표현한다. 오늘은 블랙스완의 개념과 이와 비슷한 경제 용어로 최근 등장한 그린스완(green swan)에 대해 알아보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각광받고 있는 녹색금융에 대해 배워보자. 예상치 못한 이례적 사건 ‘블랙스완’‘블랙스완’이라는 용어는 미국 뉴욕대 교수인 나심 탈레브가 그의 저서(2007년)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발견된 적 없는 검은 백조가 호수에 나타나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사례와 같이 경제 영역에서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의미로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탈레브 교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2007년 미국의 초대형 주택담보대출 사업자들이 파산하면서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한 사건)를 예측하면서 ‘블랙스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유명해졌는데, 이후 미국의 9·11테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코로나19로 인해 초래된 경제위기에도 ‘블랙스완’이 사용되고 있다.한편 ‘블랙스완’이란 단어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예측이 가능함에도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반복되는 위기 상황을 뜻하는 용어로 ‘화이트스완(white swan)’이 있다. 최근에는 ‘그린스완(green swan)’이

  • 과학과 놀자

    우연에 의한 끝없는 변화…'블랙스완'은 언제든지 찾아온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선 ‘동학개미’ ‘서학개미’가 돌풍이다. 많은 소액투자자들이 한국 혹은 미국 주식시장으로 진출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관련해서 ‘게임스톱 사태’를 기억하는가? 지난 1월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항해 ‘개미’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엄청나게 사서 그 주가가 크게 오른 일이 있었다. 특히 5분 동안 주가가 일곱 배 가까이 오르내리는 등 엄청난 변화를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의 서학개미들에게도 (거의 실시간으로)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금융시장에 큰 여파를 미쳤다.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폭이 워낙 컸던 탓에 미국은 정치 및 행정 부문에서도 이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도 하였다.사실, 게임스톱이라는 회사의 이익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이 회사는 본래 게임을 오프라인에서 유통하는 회사여서 최근 많은 게임회사들이 게임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게임을 판매하도록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해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주식의 가격이 오름세를 띠었다. 하지만 1년 넘게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식 가격이 마냥 오르기에는 한계가 분명할 터였다. 헤지펀드들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미리 빌려서 오늘의 높은 가격에 팔고 떨어진 후에 갚을 셈(공매, 空賣)으로 이익을 내려고 했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자신들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헤지펀드에 대항해, 소액투자자들은 ‘누가 앞에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코로나 피해 중소 사업자에 금융지원 더 해야 하나

     [찬성] '블랙 스완'처럼 닥친 위기 다소 무리해도 지원해줘야코로나 쇼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례적 상황이다. 이런 위기에서 웬만한 중소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는 견디기 어렵다. 여행과 이벤트, 외식과 숙박업 등을 비롯해 여러 산업 분야에 심각한 타격이 가해졌다. 대형 항공사나 여행사만이 아니다. 식당이나 커피점 등 수많은 서비스 사업자가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주변을 한 번 둘러보자.‘코로나 위기’는 특정 분야의 산업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다. 한국만의 애로도 물론 아니다. 서로 맞물린 채 돌아가는 경제가 어느 날 정지되고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처한 이런 상황은 누구도 예상 못한 것이었다. 초대형 여행 항공사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 정부 지원을 받았고, 수많은 식당업 등은 아직도 위태위태한 상황이다. 한계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그렇게 행해졌다. 위기의 사업자들 가운데는 스스로의 경영 부실 때문에 벼랑으로 몰린 곳도 있겠지만, ‘블랙 스완’처럼 이례적으로 닥친 충격적 상황으로 인해 갑자기 궁지에 몰린 곳도 적지 않다. 이런 중소기업이나 영세 사업자는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 그러자면 지원 방식도 예외적일 수밖에 없다. 전통적인 기존 방식으로는 지원에 한계가 있다. 확실하게 도움이 될 정도로 제대로 지원해줘야 한다. 그래야 재기가 가능해진다.없는 기업을 억지로라도 만들어내야 할 상황이다. 정부의 창업 정책도 그런 것 아닌가. 기업과 사업자를 새로 만들어내고 육성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사업체가 지속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지원 비용도 적게 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