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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깊이 사과합니다"에서 읽는 우리말의 힘

    이달 초 인터넷을 달군 ‘심심한 사과’ 논란은 우리 사회의 이른바 문해력 수준을 돌아보게 했다. 하지만 그에 가려 미처 살피지 못한 다른 쟁점도 여럿 있었다. 문해력을 주로 어휘 차원에서 다루다 보니 자칫 통사적 측면은 간과하기 십상이다. 우리말의 ‘건강한 쓰임새’를 위해서는 이 두 측면을 동시에 짚어봐야 한다. 관형어보다 부사어 많이 써야 글에 힘 있어지난호에선 ‘심심한 사과’라고 하기보다 ‘깊은 사과’라고 하는 게 좋은 까닭을 살펴봤다. 이는 어휘 측면에서 들여다본 것이다. 이를 통사적 측면에서 접근하면 더 좋은 표현이 나온다. ‘깊이 사과드립니다’가 그것이다. 관형어 대신 부사어를 써서 동사를 살려 쓰는 게 요령이다.‘심심한 사과’라고 하든 ‘깊은 사과’라고 하든 서술어로 다 ‘~말씀(을) 드립니다’가 뒤따라야 한다. 관형어 뒤엔 필수적으로 명사가 와야 해, 전체 서술부를 ‘관형어+명사+을/를+서술어’ 형태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는 문장 흐름을 늘어지게 한다. 부사어를 쓰면 동사가 살아나 바로 ‘부사어+서술어’ 형식을 취할 수 있다.가령 ‘신중한 접근을 하다’ 식으로 표현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하다’라고 하면 된다. ‘톡톡한 재미를 보다’라고 하는데, 이는 ‘톡톡히 재미 보다’라고 하면 충분하다. ‘각별히 신경 쓰다’를 ‘각별한 신경을 쓰다’ 식으로 변형시키는 것도 마찬가지다. 다 잘못된 글쓰기 훈련 탓이다. ‘악수하다→악수를 하다, 인사하다→인사를 하다, 진입하다→진입을 하다, 조사하다→조사를 하다&rs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