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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우크라發 사료 대란…고기 들어간 제품값 다 뛴다

    ‘소시지의 나라’ 독일의 양돈 농가들은 사육두수를 크게 줄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돼지 사료인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크게 오른 인건비를 간신히 버티던 농가들은 돼지를 내다팔았다. 지난 5월 기준 독일의 돼지 사육두수는 2230만 마리로 1990년 독일이 통일된 이후 가장 적다. 돼지 공급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독일의 한 매체는 “99센트짜리 샌드위치용 소시지가 이제는 2유로에 달한다”며 “맥주 안주로 소시지 대신 다른 걸 찾아야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단백질 공급원인 육류 가격이 급등하는 ‘프로틴플레이션(프로틴+인플레이션)’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육가공업체 운영이 차질을 빚은 데다 전쟁 여파로 옥수수, 연료 등 사육비가 크게 뛴 영향이다.독일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작년부터 퍼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차단하기 위해 돼지 살처분에 나섰다. 독일 정부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이 뛰어올랐다. 지난 1일 중국 농산물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 가격은 ㎏당 24.55위안(약 475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3% 상승했다. 올 들어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돼지고기 선물 가격(8월물)은 27% 뛰었다.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육류인 닭고기 가격도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육비 상승에 더해 북미, 유럽 등지에 유입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공급 불안을 심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닭고기 생산국인 미국에선 올해 닭고기 가격이 전년 대비 13~14% 오를 것으로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누구나 고기를 먹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소는 중요하고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그러나 농부가 트랙터, 경운기 역할을 하는 소를 잡아먹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소를 잡더라도 고기를 장기간 보관할 수도 없었다.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인간을 ‘빵을 먹는 존재’로 정의했듯이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곡물을 경작(cultivate)해 빵을 만드는 것이 곧 문화(culture)이자 문명이었다. 유럽 북부의 게르만족, 켈트족 등이 즐기는 육식은 야만으로 간주됐다.소는 식용으로 거의 키우지 않았다. 초지가 부족해 종일 풀을 뜯는 소를 고기로 먹는 것이 비경제적이었던 탓이다. 그래도 영양 보충을 위한 육식은 필수였다. 로마시대 상류층의 연회에서는 주로 돼지나 양, 닭, 오리 등의 고기를 먹었다. 대다수 평민은 ‘빵과 서커스’ 정책에 따라 무상으로 돼지고기와 기름이 배급될 때나 맛볼 수 있었다.육식은 게르만족이 지배계급으로 올라선 중세에도 선호됐다. 특히 프랑크왕국에서는 육식 금지가 무장해제와 동일한 처벌로 간주됐을 정도였다. 하지만 고기, 특히 소고기는 여전히 왕과 귀족이나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 농노들은 어쩌다 고기가 생기면 스프나 스튜로 먹었을 뿐 주식은 빵이었다. 그나마 해마다 곡식을 모두 소진한 늦겨울과 아직 덜 자란 한여름에는 굶주림이 되풀이됐다.15세기 말 대항해시대도 소고기와 연관이 있다. 모험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먼바다로 나간 것은 이슬람 세력에 의해 막힌 후추 수입항로 개척이 주목적이었다. 냉동 냉장기술이 없어 고기 부패를 막고 풍미를 살리는 후추 등 향신료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소고기, 음식에서 요리로고기를 불에 구은 스테이크는 본래 북유럽의 거친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