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중상주의 독일, 노동운동이 정당 설립 형태로 진화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노동운동이 초기부터 정당 설립 형태로 진화한 나라다. 독일에서 노동운동이 정치운동으로 손쉽게 바뀔 수 있었던 이유로는 독일이 중상주의와 위로부터의 개혁으로 요약되는 계몽주의적 절대주의 전통이 강했던 점이 꼽힌다. ‘국가가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는 국가 중심적 문화가 강했다는 설명이다. 영국이 나폴레옹의 경멸적 표현처럼 ‘소매상인들의 국가’였던 반면, 독일의 부르주아지는 정부의 보조와 규제, 관세 조치로 보호받으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독일 부르주아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 국가를 지배하는 봉건 엘리트에 종속됐다. 마르크스는 이를 두고 “독일의 사업가 계급은 역사적 사명이 없는 부르주아지”라고 비꼬기도 했다.여기에 노동자 계급이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해 독일 부르주아지들이 매우 소극적이고 모호한 태도를 보인 점도 노동정당의 출현을 방조했다. 당시 독일 부르주아들은 노동자 계급이 급속하게 팽창해 정치적 해방을 맞이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프로이센 특유의 납세액에 따른 차등선거제도인 ‘3계급 선거권’을 폐지하고자 했다. 즉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닌’ 모호한 양면적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여기에 부르주아 명사들의 지도하에 노동자들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어설픈 낙관론도 퍼져 있었다.독일 통일 과정에서 불거졌던 대독일주의와 소독일주의의 대립, 민족주의의 부상도 노동자의 정치적 등장을 촉진시켰다. 1858년 새로운 황태자가 프로이센 황제로 즉위하면서 2~3년간 비교적 자유주의적 정책으로 전환됐던 ‘신시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