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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스티브 잡스…기업가정신 돋보여

    생글생글은 올 한 해 비경제 분야 주제도 다양하게 다뤘습니다. 뜨거운 찬반 논란을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과 수술실 CCTV 설치 문제, 한국 문화 콘텐츠의 힘을 다시 입증한 ‘오징어 게임’ 열풍 등 생글 기사를 훑어보면 지난 1년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주요 이슈를 되짚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에는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이나 대입 논술 문제로 충분히 나올 만한 주제도 눈에 띕니다. 생글이 한 해를 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줄 비경제 분야 주제 다섯 가지를 골라 봤습니다. #1. 포용과 거부 사이, 골 깊은 ‘난민 딜레마’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는 지난여름 우리 사회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난민 377명이 특별 체류 허가를 받고 한국에 들어온 것이 계기였죠. 난민은 인종·종교·정치적인 이유로 박해를 받아 본국을 떠난 사람들입니다.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아 보입니다. 그러나 대규모 난민 유입은 주거 의료 교육 등에 필요한 비용 부담을 안깁니다. 문화적·종교적 차이로 인한 갈등도 발생합니다. 생글은 723호에서 성경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난민의 역사와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양론을 정리했습니다. #2. 다수결의 원리는 언제나 정의인가다수결은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입니다. 대통령 선거는 물론이고 국회에서 법을 만들 때도 다수결로 결론을 내립니다. 학급 반장 선거도 다수결로 하죠. 그런데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기만 하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무지한 다수의 의견이 지혜로운 소수의 의견을 누르고 채택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생글은 714호에서 이런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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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용과 거부 사이, 골 깊은 '난민 딜레마'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 난민 377명이 우리나라 공군기를 타고 한국에 왔습니다. 이들은 현지에서 한국 외교관을 도운 사람과 가족들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들을 난민으로 보고 ‘특별 체류 허가’를 내줬습니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원에서 생활 중입니다.3년 전인 2018년에도 난민 561명이 한꺼번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예멘 국적이던 이들은 무비자국인 말레이시아를 거쳐 제주로 입국한 직후 한꺼번에 난민 신청을 했습니다. 제주는 말레이시아처럼 무비자로 들어올 수 있는 곳이죠. 이 바람에 제주 출입국관리소가 발칵 뒤집혔고, 국내 여론은 찬반으로 갈렸습니다.난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는 아프간, 예멘뿐만 아니라 시리아와 아프리카, 남미 일부 국가에서 발생하는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왔습니다. 국제법상 난민은 정치적 박해, 전쟁, 테러, 빈곤, 기근, 자연재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가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들은 자국 정부의 보호를 원치 않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것이죠. 자기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새로운 기회, 새로운 삶을 자국 안에서 찾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지금도 하루에 수만 명이 지중해를 건너고 수천㎞를 걸어서 난민 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난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터키, 그리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이집트는 세계 여러 나라가 난민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해줄 것을 호소합니다. 난민을 무한정 받을 수 없다는 현실적 고민이 이들 나라를 괴롭힙니다. 1951년 국제사회는 유엔난민협약을 만들었고, 우리나라도 1991년 이 국제법을 비준했습니다. 하지만 난민 문제는 단칼에 해결하기 쉽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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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덤 스미스 vs 칸트…'난민 끌어안기' 철학자도 찬반 팽팽

    난민을 바라보는 시각은 세 가지로 나뉩니다.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찬성론, 난민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반대론, 각국의 결정에 맡기도록 하자는 절충론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시각에 더 끌리는지요? 이것은 선과 악, 좋음과 나쁨의 문제는 아닙니다. 세 가지 시각에는 그 나름대로 철학적, 사상적, 문명적 식견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입니다. 찬성론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찬성론은 지극히 일반적이고 상식적입니다. 찬성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애덤 스미스가 쓴 《도덕감정론》의 핵심 개념을 찬성론의 근거로 많이 듭니다.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들어서 잘 아는 《국부론》의 저자이기도 하죠. 그는 원래 경제학자이기 전에 도덕철학자입니다. 그는 인간이 비록 이기적인 동물이기는 하지만 그 천성에는 연민, 동정의 감정을 지녔다고 봤습니다. 타인의 슬픔과 아픔을 함께하는 동류 의식, 즉 동정 동감하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도덕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이 인류의 정의감에 부합한다는 것이죠.인류의 동정 동감이 발현된 사건이 2016년 9월 터키의 한 해변에서 발생했습니다. 세 살짜리 시리아 난민 아이의 주검 사진이 전 세계를 강타했습니다. 지구촌은 막연하게 알던 시리아 난민 사태를 직시하게 됐습니다. 지역 이기주의, 국가 이기주의를 넘어 지구공동체가 행동에 나서는 계기가 됐지요. 인근 터키는 물론이고 그리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가 난민 수만 명을 받아들였습니다.‘톨레랑스’ 즉 관용의 정신도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주 인용됩니다. 톨레랑스는 정치, 종교, 도덕, 학문, 사상, 양심 등의 영역에서 의견이 다를지라도 물리적 폭력에 호소하지는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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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굽에서 시리아 거쳐 아프간까지…기나 긴 '난민 역사'

    난민의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인류가 정복, 전쟁, 권력 다툼을 시작한 이래 난민은 존재했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성서에도 난민은 등장합니다.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민족의 난민 이야기입니다. 이집트의 박해, 탄압, 빈곤을 피해 광야를 걷고 바다를 넘어서 ‘약속의 땅’에 도착한 이들은 거대한 난민들이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난민은 자기 조국을 버리는 사람이지만, 이스라엘 난민은 땅을 찾는다는 점에서 다를 뿐이죠.고전적인 난민은 15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페루의 마추픽추는 난민들이 만든 잉카 문명의 요새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해발 2430m에 달하는 산 정상에 세워져 있습니다. ‘세계 10대 불가사의’에 속하는 마추픽추는 아름다운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그 역사는 유럽인들의 학살과 탄압에 못 견딘 원주민의 아픈 난민사 그 자체입니다. 폭력 정치가 얼마나 심했으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곳에 도시를 세웠을까요?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자유를 찾으려는 열망이 없었다면 마추픽추의 사업은 불가능했을 겁니다.종교 박해로 인한 난민 이동은 17세기 유럽의 세력 판도를 바꿔놓기도 했습니다. 독일 신부 마르틴 루터가 일으킨 종교개혁은 프랑스에서 신교도와 구교도 간 대립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프랑스는 가톨릭 중심 국가였기 때문에 신교도를 탄압했습니다. 종교는 유럽의 역사를 다방면에서 바꿔놓은 핵심 문제였죠. 16세기 말부터 프랑스에선 신교도인 위그노에 대한 탄압과 학살이 자행됐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는 낭트 칙령이 1598년 선포돼 일단락된 듯했으나 1685년 루이 14세가 이를 무효화하자 위그노는 탄압에 시달렸습니다. 대표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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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용 때 생각해봐야 할 것들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이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승리를 선언했다. 아프간 시민들은 앞다퉈 국경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프간 인구의 5.3%에 달하는 약 20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한국은 지난달 25일 과거 한국 정부를 도왔던 아프간 난민 약 380명을 수용했다. 이후 아프간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난민 수용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모의실험에 따르면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독일은 난민 유입으로 경제성장률이 0.4~0.8%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또 대한민국이 난민 협약에 가입돼 있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12월 유엔난민기구와 한국리서치가 국내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난민 수용 찬성 비율은 33%에 불과했다.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경제 문제와 이슬람 문화 차이 등을 꼽았다. 대한민국이 1998년 이후 현재까지 수용한 탈북자는 약 3만 명에 달한다(탈북자도 난민이다). 난민 신청은 매년 1만 명을 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간 난민까지 수용하면 부담은 국민의 몫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대한민국은 난민 지원에 약 24억원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체 예산의 0.0005% 수준이지만 아프간 난민을 더 받게 된다면 난민 지원 예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정착한 난민 지원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난민을 더 받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영국의 경우 매년 약 30만 명의 이민자를 수용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해 매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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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이슈 난민 문제, 한국에 길을 묻다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외국인이 급증세다. 난민은 인종·종교·국적·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받을 가능성이 있어 살던 나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0년 423건이던 한국으로의 난민 신청 건수는 2014년 2896건, 2015년 5711건, 2016년 7541건, 2017년에는 9942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6월11일까지 8236건이 접수됐다. 법무부는 올해만 1만8000여 건의 난민 신청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로 예멘 난민들이 몰리면서 난민 문제가 큰 이슈로 부상했다. 올해 제주 지역에는 549명의 예멘인이 난민 신청을 했다.난민 신청은 늘지만 난민으로 인정받는 사례는 전체의 1~2% 수준이다. 법무부는 박해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심사해 난민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인정을 받기 어려워도 한국이 인기 지역으로 부상한 것은 우리나라 난민 제도가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어서다. 난민 인정을 거부당해도 행정소송을 걸면 소송 기간 내 한국 체류가 자유롭다. 일정 기간 후 취업도 가능하다. 체류 연장의 꼼수로 난민 제도를 활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난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 전역에서 난민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난민의 길목’인 터키가 유럽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국가마다 난민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측과 난민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는 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으로 오는 난민을 어떻게 봐야 할까. 난민제도 문제점과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유럽의 난민 역사 등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고윤상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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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넘어 한국까지 밀려온 난민… 각국, 해법 놓고 갈등

    한국에도 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급증하는 난민 신청으로 인해 한국도 유럽과 똑같은 사회 문제를 겪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난민 신청 건수는 역대 최고인 1만8000여 건에 달할 전망이다. 3년 안에는 12만 건을 돌파할 것으로 법무부는 예상했다.법무부 “3년 내 난민 신청 12만 명”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더라도 난민으로 인정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신청자가 해당국에서 박해받을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난민 신청 수용률은 매년 1~2%다. 난민 신청 사유는 종교적 이유가 2927건(29.4%)으로 가장 많다. 파키스탄, 이집트 등 이슬람권 국가 출신이 ‘기독교 개종’을 이유로 난민을 신청하는 사례가 다수다. 신청자의 30%가량은 불법 체류자다. 유럽의 난민과 한국으로 오는 난민은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그동안 난민 심사는 평균 1년6개월이 걸렸지만 신청자가 늘면서 심사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신청인이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면 다시 6개월~1년가량 지나간다. 난민 신청만으로 체류 기간을 최소 2년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초기 6개월간 매달 최저생계비(1인 가구 기준 43만2900원)를 지급한다. 6개월이 지나면 기존에 일하던 직장으로 돌아가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할 수 있다. ‘한국에 가서 난민 신청을 하면 2년간 돈을 벌고 올 수 있다’는 믿음이 브로커들을 통해 세계로 퍼지는 배경이다. 난민 관련 업무를 하는 한 행정사는 “한국으로 오는 난민 비용은 1인당 4000~5000달러(약 450만~550만원) 수준으로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권 국가보다 200만원 이상 싸다”고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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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 늘지만 수용은 줄어… "'톨레랑스' 사라진다" 지적도

    전 세계가 난민 문제를 놓고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난민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관점과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민족주의적 입장이 정면 출동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난민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계절적 문제로 대륙을 이동한 호모사피엔스부터 예수, 모세 등 종교적 박해에 의해 국가를 떠난 이들이 모두 ‘난민’이라는 것이다.그러나 난민 문제가 국제사회 의제로 떠오른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국제사회가 난민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건 제1차 세계대전 이후다. 2000년대 들어 이슬람국가(IS)가 등장하고 중동 각지에서 내전이 발생하면서 난민 문제는 유럽 각국의 정당 득표수를 바꿔놓을 정도로 큰 이슈로 자리 잡았다.한국,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난민법 시행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2013년 난민법을 시행했다. 한반도 역사에서 난민은 365년 전에 처음 등장한다. 조선왕조실록은 1653년(효종 4년) 8월16일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의 선박 한 척이 제주도로 난파했다는 기록을 담고 있다.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던 헨드릭 하멜과 선원 64명은 거센 풍랑을 만나 제주도로 표류한다. 선원 38명만 목숨을 부지한 채 간신히 섬에 닿았지만 조선에 머물면서 갖은 고초를 겪었다. 13년 뒤 하멜은 8명의 동료와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 이 시절의 경험을 토대로 《하멜 표류기》를 집필한다. 조선의 생활상, 정치 체계 등을 세세히 기록한 유럽 최초의 역사 사료다. 물론 엄격한 의미에선 난민으로 보기 어려운 면도 있다.1975년 이후에는 베트남을 탈출한 ‘보트피플’이 배에 몸을 싣고 자유를 찾아 항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