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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투기·도박·불로소득·정상소득…어떻게 구분하죠

    “무엇이 투자인가, 무엇이 투기인가, 무엇이 도박인가”라고 누가 물으면 우리는 쉽게 대답하지 못합니다. “내가 하면 투자이고, 남이 하면 투기이고, 나쁜 사람들이 하면 도박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글쎄요. 묻는 사람에게 이렇게 대답하면 “지금 나를 놀리냐”는 핀잔을 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핀잔을 덜어줄 뚜렷한 구분 방법이 없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그것에 대한 학문적 정의는 없으니까요. 이 책 저 책, 이런 강의, 저런 강의를 뒤져봐도 어떤 것이 투자이고, 어떤 것이 투기인지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습니다.투자, 투기, 도박 중 도박은 비교적 쉽게 정의할 수 있을 듯합니다. 도박은 존재하지 않는 위험을 인위적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도박장에 들어가야만 생기는 위험이죠. 이에 반해 투자와 투기는 일상의 경제 활동에 기본적으로 내재돼 있는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둘은 사촌 사이인 듯합니다. 내재된 위험과 불확실성을 잘 예측하고, 그로부터 발생하는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겁니다.투자와 투기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요? 교과서적 관점으로 보면, 투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위험을 피하거나 분산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대상물에서 나오는 배당, 이자, 임대료 같은 수익이 안정적일 때] 투자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부동산을 사서 임대 사업을 하는 것은 투자일까요? 1가구 2주택을 사회악으로 보는 요즘 같은 세태라면 부동산 매입을 투자라고 부르기 어려울 겁니다. 만일 부동산 가격이 수년 전처럼 떨어지기만 했을 때 부동산을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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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튤립·미시시피 투기·코인 광풍…반복되는 투기의 역사

    증권 분석의 창시자로 알려진 미국 경제학자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사면 ‘투자’이고 가치와 가격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같다고 보는 것은 ‘투기’”라고 말했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죠.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탐욕과 집단 착각에 빠져 너도나도 달려들 때 투기가 발생하고, 한참 부풀어오른 버블(거품)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많은 피해자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되풀이되는 투기의 역사서구 근대 경제사에서 튤립 마니아, 미시시피 계획, 남해(South Sea)주식회사 사건은 3대 투기 사건으로 불립니다. 역사상 최초의 투기 대상은 튤립 구근이었습니다. 1630년대 국제무역으로 황금기를 구가하던 네덜란드에선 튤립으로 정원을 가꾸며 부와 교양을 과시하는 풍조가 생겼고 희귀종 튤립은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셈페르 아우구스투스’라는 줄무늬 튤립은 알뿌리 하나가 황소 46마리 가격, 현재로 따지면 5만달러 정도였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빚을 내서 튤립 투자에 나섰지만 어느 순간 가격이 너무 올랐다는 심리가 퍼지면서 가격이 95% 정도 폭락했다고 합니다.1720년 프랑스에선 미시시피 사건이 터졌습니다. 스코틀랜드 출신 사업가 존 로는 미국 미시시피강 유역의 프랑스 식민지를 운영하는 회사를 인수한 뒤 엄청난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선전하며 자기 은행인 방크 로얄르(Banque Royale)에서 찍은 지폐로 주식 살 돈을 대출해주는 등 투자를 부추겼습니다. 회사 주가는 주당 500리브르에서 1만5000리브르까지 30배나 뛰었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하지 못하며 다시 500리브르까지 폭락했습니다. 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