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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노믹스

    경영권 위협받는 삼진그룹 구한 고졸 여사원들…기업규제 3법 앞의 한국기업들은 버틸 수 있을까

    1990년대 회사에서 고졸 사원들을 위해 영어토익반을 개설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8년째 아침마다 커피를 타는 등 허드렛일을 하는 삼진그룹 고졸사원 이자영(고아성 분)은 토익 600점을 넘으면 대리 진급을 시켜주겠다는 회사 제안에 영어공부를 시작한다. 어느날 회장 아들 오태영 상무(백현진 분)의 심부름으로 찾은 삼진그룹 옥주공장에서 페놀이 방류되는 현장을 목격한 자영은 바로 회사에 보고한다. 회사에서는 미국 환경연구소에 의뢰한 검사결과를 내밀며 문제없다고 밝히고 주민들과 2000만원의 보상에 합의한다. 하지만 검사서 등이 조작된 것이 드러나고, 자영은 동료인 유나(이솜 분) 보람(박혜수 분)과 범인으로 오 상무를 지목하며 사건을 추적한다. 기업규제 3법에 M&A 위협에 내몰린 기업들영화는 반전을 거듭한다. 범인은 회장 아들이 아니었다. 회사를 적대적으로 인수합병하려는 ‘글로벌 캐피털’과 이를 위해 회사에 취업한 빌리 박 사장(데이비드 맥기니스 분)이었다. 삼진그룹은 글로벌캐피털이라는 헤지펀드에 적대적 인수합병(M&A)될 위기에 놓인다. 글로벌캐피털은 페놀 유출 사고를 조작하고, 이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삼진그룹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여 지분을 늘린다. 이 헤지펀드의 최종 목표는 삼진그룹을 일본 회사에 되파는 것. 이를 통해 번 돈으로 다시 다른 한국 기업을 사겠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다.물론 영화에서는 자영과 동료들의 노력으로 이 같은 시도가 좌절된다. 실제는 어떨까. 정부와 여당이 지난해 12월 강행처리한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통합감독법 제정안)으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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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와 같은 얼굴, 그런데 왜 이렇게 달라보이지?…고전경제학에서는 설명 못하는 '매력자본'의 힘

    거울 앞에 선 르네(에이미 슈머 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툭 튀어나온 배, 처진 팔뚝 살, 셀룰라이트가 선명한 허벅지다. 그녀는 바지 위로 튀어나온 뱃살을 잡으며 한숨을 쉰다. 그녀는 거울 속의 자신과도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결심한 듯 거울을 직시하려 하지만 이내 그녀의 시선은 발밑으로 떨어진다. 매력자본 없어 괴로운 르네영화 ‘아이 필 프리티’ 초반부에 그려진 르네는 자신감이 없다.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해도 사이즈를 묻는 게 두려워 발걸음을 돌린다. 덩치가 커 드세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식당에서도 크게 웨이터를 부르지 못한다. 그녀의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직장 생활로까지 이어진다. 화장품을 좋아하는 그녀가 일하는 곳은 명품 화장품 브랜드인 ‘릴리 르클레어’. 그녀의 꿈은 도심 한복판에 화려하게 장식된 본사에서 일하는 것이지만, 현실은 차이나타운 구석 한편에 마련된 온라인 지부에서의 일상이다. 어느 날 그녀는 본사의 채용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면접장은 늘씬하고 매력적인 여자들로 가득 찰 것이기 때문이다. 그 틈에 서 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누구나 동경하는 릴리 르클레어 본사에 취업하기 위해선 화려한 스펙은 물론 주목할 만한 외모가 필수조건이었다. 르네는 단념한다.르네는 ‘매력자본’이 없어 손해를 보는 전형적인 사례다. 매력자본은 2010년 캐서린 하킴 런던정경대 교수가 제시한 개념이다. 자본이라 하면 대다수는 돈, 토지, 생산공장 등 경제적 자본을 떠올린다. 자본은 사전적 의미로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생산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은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