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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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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듣기에 따라서는 궤변 같지만 그분은 남하구 다른 묘한 철학을 지니구 계셨습니다.” “그걸 한번 들려줄 수 없소?” “그분은 세상이 어지럽구 더러울 때는 그것을 구하는 방법이 한 가지밖에 없다구 하셨습니다. 세상을 좀 더 썩게 해서 더 이상 그 세상에 썩을 것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걸 썩지 않게 고치려구 했다가는 공연히 사람만 상하구 힘만 배루 든다는 것입니다. ‘모두 썩어라, 철저히 썩어라’가 그분이 세상을 보는 이상한 눈입니다. … 그분은 사람만이 지닌 이상한 초능력을 믿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은 온갖 악행에도 불구하고 자기 스스로를 송두리째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철저히 썩어서 더 썩을 것이 없게 되면 사람은 살아남기 위해 언젠가는 스스로 자구책을 쓴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 자기 생각을 부정(不正)의 미학이라는 묘한 말루 부르시기두 했습니다.” “… 그분을 언제나 ‘미련한 놈’이라구만 부르셨습니다.” 오일규다. “… 그 미련한 놈이 죽어 버렸으니 자기도 앞으로는 미련하게 살밖에 없노라구 하셨습니다. 당신이 미련하다고 말씀하는 건 우습게 들리시겠지만 착한 일을 뜻하시는 것이었습니다.” “… 이곳에 오신 후로는 그분은 거의 남을 위해서만 사셨습니다. 제가 생명을 구한 것두 순전히 그분의 덕입니다.” 나는 다시 기범이 지껄였던 과거의 요설들이 생각난다. 세상을 항상 역(逆)으로만 바라보던 그의 난해성이 또 한 번 나를 혼란 속에 빠뜨린다. 그는 어쩌면 이 세상을 역순(逆順)과 역행(逆行)에 의해 누구보다 열심으로 가장 솔직하게 살다 간 것 같다. 그에게 악과 선은 등과 배가 서로 맞붙은 동위(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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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FTA 5년…거짓으로 드러난 'FTA 괴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지난 15일로 5년이 됐다. FTA 협상 당시 한국에는 수많은 ‘FTA 괴담(怪談)’이 있었다. ‘제2의 을사늑약이다, 맹장수술비가 400만원으로 오른다, 미국 소 먹으면 뇌에 구멍이 생긴다, 물값이 치솟는다, 할리우드가 한국 영화를 죽인다’와 같은 괴담이 나돌았다. 5년이 지난 지금 이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사진에서 보듯 미국 수출을 기다리는 자동차는 더 긴 줄을 이룬다. 그런데도 괴담을 퍼뜨린 정치인과 예술인, 지식인들은 반성문을 쓰지 않고 있다. 자유무역은 교역국 모두에 혜택을 주는 ‘윈-윈’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고 있다. 한·미 FTA 5년을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