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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샛 공부합시다

    착한 의도 정부개입이 오히려 부작용 일으켜

    17세기 프랑스의 중상주의 정책을 이끈 재무장관 장 바티스트 콜베르는 상인들을 모아놓고 질문을 했습니다. “국가가 상인들의 사업을 더 잘 도와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는지요?” 그러자 상인들은 “레세페르(laissez faire)!”라고 한마디만 했다고 합니다. 미국도 시행했던 극단적인 정부개입레세페르는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당시 프랑스는 부국강병을 위해 산업육성과 해외 식민지 개척을 하고 있었죠. 그래서 콜베르는 수출을 진흥하고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개입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개입에 반발한 상인도 많았겠지요. 콜베르와 상인들 사이의 대화는 정부가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민간의 경제활동에 개입하려 하면 오히려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죠. 이렇게 정부와 민간 사이의 대립은 경제가 성장할수록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1970년대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기에도 정부가 경제에 개입해서 부작용이 일어났습니다. 닉슨 행정부는 1971년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모든 가격과 임금을 3개월간 동결하는 극단적인 정책을 시행했지요.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했습니다. 가격을 억제하자 각 부문에서 공급자들은 생산을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급등하는 상황을 초래했지요. 게다가 1970년대 중동의 석유파동이 발생하면서 물가는 용수철처럼 튀었고, 이는 그대로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왔습니다. 정부는 완벽한 해결사일까?보통 정부가 개입할 때, ‘시장실패’를 교정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합니다. 독과점, 외부효과, 공공재, 물가상승, 실업 등 시장에서 해

  • 역사 기타

    로마의 무상복지 정책은 왜 실패했을까

    리들리 스콧 감독이 2000년 제작한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등장하는 로마제국의 17대 코모두스 황제는 실존 인물이고, 막시무스 장군은 실제 인물을 토대로 한 가공 인물이다. 코모두스는 오현제(五賢帝)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아들로, 부친이 황제일 때 태어나 다음 황제가 된 최초 인물이다. 그전까지는 주로 조카, 양자, 부하 등이 황위를 이었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을 쓴 스토아학파(금욕주의)의 철학자이기도 해서 ‘철인황제’란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 코모두스는 야만적이고 잔혹한 황제로 로마 역사에 기록되었다. 코모두스는 어려서부터 공부보다 검투와 격투기에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그는 사자 가죽을 뒤집어 쓴 헤라클레스로 분장하고 검투사로 나서기도 했다. ‘빵과 서커스’라는 번영의 역설지중해 최강국인 로마제국은 왜 급전직하로 추락했을까? 어리석고 힘만 센 황제 한 명이 천년 제국을 망칠 수 있을까?로마가 급성장한 전반기에는 검약과 강건함,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똘똘 뭉친 나라였다. 로마는 그리스의 폴리스들이 바다로 진출하던 BC 8세기에 이탈리아반도 중부의 작은 도시 국가로 뒤늦게 출발했지만, 카르타고와 세 차례나 포에니전쟁을 치르며 집정관과 귀족 자제 등이 수십 명이나 전사할 정도로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당연시된 나라였다.하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자 로마는 ‘번영의 역설’에 직면했다. 번영의 끝은 곧 쇠퇴의 시작이었다. 본래 로마인은 소식을 했지만, 점점 과식과 폭식을 즐겼다. 또 검투사들의 잔혹한 싸움에 열광했다. 곳곳에 들어선 공중목욕탕, 폼페이유적에서 발견된 홍등가도

  • 커버스토리

    가격통제 '달콤한 유혹'은 왜 계속될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 상식이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각자 다양한 조건을 내세워 거래를 하려다 보면 자연스레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가격이 정해진다는 이론이다. 영국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이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했다. 자율적으로 형성되는 가격이 시장 조절의 만능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있었다. 서민생활 안정과 지나친 시장 과열 억제 등 여러 이유로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도다.최근 한국에서도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로 정부가 가격 통제에 나섰다. 지난 7월 31일 국회를 통과해 바로 시행된 ‘부동산 임대차 3법’이 그것이다. 전세와 월세로 세들어 사는 입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현행 2년인 전·월세 계약기간을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거나(계약갱신청구권제), 임대료를 올릴 때는 기존 임대료에서 최대 5% 이하로만 올려야 하고(전·월세상한제), 계약내용을 신고토록 하는(전·월세신고제)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가격을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해 사실상 가격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려는 시도다.부동산시장에서는 시행 한 달 만에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8월 전·월세 거래량은 6078건으로 전달(1만1600건)보다 47.6% 감소했다. 작년 8월(1만4865건)에 비해선 절반 이상 줄었다.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월간 거래량이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가격이 제한되고 계약기간이 사실상 두 배로 늘어나면서 전·월세를 놓으려는 집주인들이 거래를 꺼

  • 커버스토리

    휴대폰·연필·우유·커피…'착한 가격'이 따로 있을까

    어떤 물건이나 서비스에 매겨지는 가격을 둘러싼 갈등과 논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적정한 가격’ ‘과도한 가격’ ‘착한 가격’ ‘도덕적 가격’ ‘적정 이윤’ ‘과도한 이윤’이란 말은 모두 그런 갈등과 논쟁의 산물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과도한 가격’ ‘과도한 이윤’을 몹시 싫어했다고 한다. 그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간상인과 대금업자를 특히 싫어했다. 이들은 특별하게 하는 일 없이 중간에서 돈을 번다고 생각했다. 중간상인이 없으면 우리는 생산자를 일일이 찾아가서 직접 필요한 많은 것을 사야 한다는 생각은 한참 뒤에 ‘기회비용’으로 설명됐다. 어떤 가격과 이윤이 ‘과도한’이고 ‘적정한’이고 ‘도덕적’일까?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정부가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낳았다. 생산해 파는 사람은 소수고, 사서 쓰는 사람은 다수이므로 정부는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는 생각도 ‘생각실험’에서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그 생각만큼 자연스러운 결과를 낳지 않는다.A국 정부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300원짜리 연필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250원으로 내리겠다고 해보자. 시장가격 300원은 어떻게 나왔을까? 판매자가 그냥 300원이라고 하기 때문에 300원인 것이라고 하면 논리적인 대답이 아니다. 300원 안에는 정부조차 알기 어려울 만큼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연필 제조에 쓰이는 나무, 흑연, 고무, 철을 생산하고 운반하고 가공하고 만들고 판매하는 수많은 사람과 기계와 트럭과 배들이 투입된다(레너드 리드 교수의 ‘

  • 커버스토리

    시장의 복수…전셋값 억누르니 더 오르는 '역설'

    시장에서 형성돼야 할 가격을 통제하는 수단은 직접적인 규제뿐만이 아니다. 판매 혹은 구매 수량을 제한하거나 시기를 제한하는 것도 가격통제의 일종이다. 65세 이상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으로 매매자격을 제한하는 것도 가격통제의 한 방법이다. 최근 가격통제의 대표적 사례로 나온 ‘부동산 임대차 3법’도 이 같은 다양한 수단이 동원됐다. 전·월세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를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은 직접적인 가격통제이고, 세입자(임차인)에게 한 차례 더 계약을 갱신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현행 2년인 전·월세 계약기간을 최대 4년으로 늘려 거래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전·월세 가격 오르고 집 구하기 어려워져부동산 시장에서는 여러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집주인들이 계약을 꺼리면서 집을 전·월세 시장에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전·월세 가격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의 전용면적 107㎡인 아파트는 지난 7월 6억5000만원이었던 전세가격(신규 계약 기준)이 8월 8억9500만원으로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 전용 131㎡도 7억5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가량 상승했다. 계약기간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을 우려해 집주인들이 선제적으로 전셋값을 올렸기 때문이다.집주인이 전세를 꺼리다보니 월세나 반전세(일부는 전세, 일부는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의 8월 전체 임대차 거래 중 반전세 비중은 14.3%(868건)로, 전달(10.1%)보다 4.2%포인트 높아졌다. 전세는 전세보증금을 내고 세 들어 살다가 나올 때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지만, 월세나 반전세는 집주인에게 월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