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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양 기타

    구상 시인의 '홀로와 더불어' [고두현의 아침 시편]

    홀로와 더불어                                  구상나는 홀로다.너와는 넘지 못할 담벽이 있고너와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고너와는 헤아릴 바 없는 거리가 있다.나는 더불어다.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이 담겨 있고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이 배어 있고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이 스며 있다.이렇듯 나는 홀로서또한 더불어서 산다.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구상(具常) 시인의 문학 정신을 한눈에 보여주는 시입니다. ‘홀로서기’와 ‘함께 있음’을 대비하면서 ‘대긍정’과 ‘조화의 철학’을 잘 드러낸 작품이지요.첫 연의 “넘지 못할 담벽”과 “건너지 못할 강”, “헤아릴 바 없는 거리”는 존재론적 간극을 상징합니다. “너”는 결코 내 안으로 완전히 환원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시인은 섣부른 화해로 건너뛰지 않고 홀로됨의 냉정을 먼저 인정합니다. 이것이 대긍정의 출발점입니다.그런 다음엔 바로 반대편을 제시합니다. “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과 “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 “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 이것은 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나는 홀로이되 홀로만으로 성립할 수 없는 존재이지요. 우리는 늘 관계망 속에서 살아갑니다.“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 / 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이럴 때 ‘평형’은 중간 지대의 타협이 아니라 ‘홀로’를 지키면서 ‘더불어’를 아우르는 균형을 의미하지요.최근 열린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창립 20주년 기념 강연에서 김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