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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호모 프롬프트' 시대…질문이 힘이다

    생성형 AI(인공지능)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 여겨지던 소설, 그림의 창작에 이어 동영상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초지능 AI의 ‘일자리 습격’이 코앞에 다가온 게 아닌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흥미를 끕니다.프롬프트란 사용자의 명령어를 받아들이는 체계를 말하는데요, 컴퓨터나 프로그램이 어떤 동작을 수행할 준비가 됐다고 알려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 AI 제미나이의 질문창을 보면 ‘프롬프트 입력’이란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AI는 프롬프트만큼만 똑똑하다’는 말은 AI가 내놓는 답변의 품질, 나아가 AI의 능력은 사람이 어떤 명령,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도 활용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질문하는 사람’, 즉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라는 거죠.재미있는 점은 생성형 AI도 이를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능력은?”이란 물음에 제미나이는 “AI는 인간과 협력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AI와 명확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AI와의 의사소통이란 다름 아닌 질문과 답변의 연속적 과정입니다. 호모 프롬프트가 회자될 정도로 질문이 얼마나 중요해졌고, 근원적·창의적 질문은 어떻게 인류 역사를 바꿔왔는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인공지능과 채팅하는 '호모 프롬프트'검색에 밀렸던 사색·대화 살려냈다인간을 가리키는 말은 18세기 칼 폰 린네가 고안한 호모 사피엔스(지혜 있는 사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以暴易暴 (이포역포)

    ▶  한자풀이以: 써 이  暴: 사나울 포  易: 바꿀 역  暴: 사나울 포폭력을 폭력으로 다스리다힘에 의지하는 정치를 이름     -<사기(史記)>이포역포(以暴易暴)는 ‘폭력으로 폭력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나라를 힘에 의지해 통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관련한 고사가 <사기> 백이숙제열전 편에 나온다.백이와 숙제는 고죽국(孤竹國)의 왕자였는데, 왕은 아우 숙제로 하여금 자신의 뒤를 잇게 했다. 그러나 왕이 죽자 숙제는 형 백이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백이는 아버지의 명을 따라야 한다고 나라를 떠났고, 숙제 또한 그 뒤를 따라갔다. 이때 백이와 숙제는 서백(西伯) 창(昌)이 노인을 잘 봉양한다는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아가 의지하고자 했지만 그는 이미 죽어 문왕(文王)에 추존되었고, 그의 아들 무왕(武王)이 아버지의 위패를 수레에 싣고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을 정벌하고자 했다. 백이와 숙제가 무왕의 말고삐를 잡고 간(諫)했다.“부친의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효(孝)라 할 수 있는가. 신하된 자로서 군주를 시해하려는 것을 인(仁)이라고 할 수 있는가.”무왕의 호위 무사들이 백이와 숙제를 죽이려 했으나 왕은 이들을 의인이라고 하며 돌려보내게 했다.무왕이 은을 평정해 천하가 주(周) 왕실을 종주로 섬겼으나, 백이와 숙제는 그 백성이 되는 것을 치욕으로 여겼다. 지조를 지켜 주나라의 양식을 먹으려 하지 않고,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로 배를 채웠다. 그들은 굶주려 죽기 전에 이런 노래를 지었다.“저 서산에 올라 산중의 고비나 꺾자구나. 포악한 것으로 포악한 것을 다스렸으니(以暴易暴), 그 잘못을 알지 못

  • 대학 생글이 통신

    공부 스트레스 풀기엔 활발한 소통이 최고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고등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가 심한 나라가 없죠. 대학 진학 과정에서 엄청난 경쟁 압력을 받아가며 학업에 몰두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닙니다.그런데 이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하고 압도당한다면 집중력 감퇴와 기억력 감소, 수면 방해 등으로 학업에 악영향이 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업 과정의 스트레스를 학생 스스로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이런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공유하고자 합니다.첫 번째 방법은 ‘친구, 가족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고등학생들은 공부에 몰두하느라 친구나 가족과의 소통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 있어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스트레스를 공유하고 위로해주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대화를 나누며 공부 꿀팁을 공유할 수 있고, 공부와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나마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식사를 할 때나 어딘가로 이동할 때 같은 짧은 시간이라도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긍정적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두 번째 방법은 ‘가사가 좋은 노래를 듣는 것’입니다.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사 내용이 긍정적이고 뭔가 격려해주는 듯한 노래를 듣는 것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지요. 제 주변엔 시험을 볼 때 머릿속에서 노래가 맴돌까 봐 걱정되어 노래를 안 듣는 친구도 몇몇 있었습니다. 실제로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노래는 문제를 풀 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능 금지곡’ 같은 노래는 추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능 최저기준 일부 상향…동점자 처리 기준 유념해야

    경희대학교는 수리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수리논술 합격을 위한 올바른 대비 전략의 기준을 제시하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경희대는 미적분 2~3등급대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확률과 통계 및 기하의 개념을 빠짐없이 정리하고, 논술 답안 작성 훈련을 꾸준히 병행해온 학생들이 합격할 수 있는 가장 표준적인 대학이다. 따라서 경희대 수리논술 문제를 논술 답안으로 작성하는 데 어려움 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지가 경희대를 비롯해 다른 대학들의 수리논술 합격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경희대는 출제 난이도가 대체로 평이하고 경쟁률이 높은 만큼 동점자 처리 기준까지 감안해 논술 답안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작성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동시에 수능 최저기준도 가능한 한 높은 등급으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학교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포인트◀1. 미적분 2~3 등급대 성적 유지 및 수능최저기준 확보- 탐구영역 최저기준 상향 (과탐 1과목 → 탐구 2과목 평균 반영)- 수능 전에 논술 대비 마쳐야 (8월~10월에 집중 대비)2. 동점자 처리기준 확인 (25’수시모집요강 추후 확인필요)- 논술난이도가 대체로 평이하고 선발인원 적어 당락에 영향- 문항배점 우위자 > 수능최저 등급합 우위자 > 수능 영역별 등급우위자 순 

  • 테샛 공부합시다

    국가든 기업이든 영원한 아군·적군 없다

    전국시대 중국의 전국칠웅(진·조·위·한·제·연·초) 중 서쪽의 진(秦)나라는 상앙의 개혁으로 체제를 정비하고 군사력이 매우 강해졌습니다. 나머지 나라는 이를 두려워했습니다. 이때 소진이라는 인물이 여섯 나라가 힘을 합쳐 진나라에 맞서야 한다는 합종책(合從策)을 제시했습니다. 반대로 장의라는 인물은 진나라가 다른 나라들과 동맹을 맺으며 이들의 힘을 분열시키는 연횡책(連橫策)을 시행했지요. 이를 ‘합종연횡’이라 하며 이해관계에 따라 세력이 뭉치고 흩어지는 상황을 설명할 때 사용합니다.러시아의 팽창 의욕과 유럽의 세력 확대2022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세력 확장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침공 이유 중 하나였죠. NATO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유럽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2개국이 1949년에 체결한 북대서양조약이 그 시작입니다. 이 조약의 핵심은 ‘집단방위’입니다. 회원국 중 한 곳이라도 공격당하면 다른 회원국 모두가 공격받은 회원국을 도와주는 것으로, 강대국 소련에 맞서기 위한 유럽의 합종책이었죠. 소련은 붕괴했지만, NATO는 유지되어 회원국을 늘리고 있습니다.러시아는 자신의 서쪽 국경에서 확대되고 있는 NATO를 두고 볼 수 없었겠지요. 그래서 국경을 맞대고 있고, NATO에 가입하려던 우크라이나를 본보기로 공격했습니다. 이 같은 위협을 통해 러시아는 소련에서 탈퇴한 나라들이 자신의 영향력 안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방식으로 세력 확장을 의도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요? 최근 중립국이던 스웨덴(사진)이 NATO의 32번째 회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고무줄같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1년째'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상점들은 대부분 컨테이너 가건물에 의존하는 실정이고, 남은 주민들도 텐트와 가건물을 1년째 전전하고 있다.” 지난 2월 6일은 튀르키예 강진이 발생한 지 꼬박 1년이 되는 날이었다. 21세기 최악의 재해 중 하나로 꼽히는 튀르키예 지진 1년을 맞아 주요 언론은 일제히 로포를 실었다. 기사마다 등장한 핵심어 중 하나가 ‘1년째’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 말의 고무줄 같은 쓰임새 때문이다.1년의 한 달 전후도 ‘1년째’라고 해‘1년째’는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 있는, 우리말에서 모호한 말, 대충 쓰는 말 중 하나다. 자칫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를 불러올 수 있는 말이란 점에서 이 말을 살펴봐야 한다. 우선 이 말을 특징 지우는 ‘-째’의 용법을 알아보자.‘-째’는 두 가지로 쓰인다. 하나는 차례나 등급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두 잔째’ ‘세 바퀴째’ 같은 게 그런 쓰임새다. 다른 하나는 ‘동안’의 뜻을 더한다. 이때도 접미사다. ‘사흘째’니 ‘며칠째’ 같은 게 그런 예다. ‘차례’ 용법은 횟수를 나타내는 것이라 시빗거리가 되지 않는다.‘동안’은 좀 다르다. ‘동안’은 계속 이어지는 기간을 말한다. 그런데 단위가 커지면 두루뭉술해진다. 가령 닷새째니 일주일째니 하는 단수 개념은 명쾌하다. 6일 또는 8일 된 것을 일주일째라고 하지 않는다. 딱 7일째를 일주일째라고 한다. 하지만 한 달째 정도 되면 ‘엄격함’이 떨어진다. 며칠 모자라거나 조금 넘는 것도 두루 한 달째라고 한다. 이게 1년째쯤 되면 더 심해진다. 365일 꽉 찬 것을 두고 말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1

  • 생글기자

    미디어 속 무분별한 음주 장면, 문제 많아

    미디어는 누구나 시작할 수 있으며, 또한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바로 ‘술’과 관련한 영상이 그중 하나다.우리나라에선 주류 구입이 가능한 나이가 19세 이상이다. 하지만 미디어에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면서 술을 처음 경험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에서 사람들이 담배 피우는 장면은 모자이크로 처리하면서도 음주 장면은 크게 구애하지 않고 내보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음주 장면과 관련한 미디어 규제가 필요할까?술과 관련된 미디어 제재가 없다면 음주를 미화하는 모습이 방송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은 자명하다. 연예인들이 직접 술을 만들어 마시는 장면이 고스란히 방영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이성적 판단을 마비시켜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음주가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은 미성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성인에 비해 절제력이 모자라고 육체적으로도 술을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청소년에게 술은 더욱 위험한 요소다. 술을 마신 뒤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자신은 미성년자라고 선처를 주장하면 피해자는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을까. 이미 청소년 음주 범죄는 우리 사회의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미디어들이 음주 장면을 지속적으로 노출한다면 누구나 술을 접해도 큰 문제 없다고 느낄 것이다. 음주로 인한 범죄는 사회 혼란을 더 키울 터. 청소년에게 유해한 미디어 속 음주 장면을 미화하지 않고, 그 빈도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았으면 한다.송지수 생글기자(예문여고 2학년)

  • 경제 기타

    초저가 '알테쉬'처럼 손실 감수하고 시장확대 주력

    국내 유통사들은 알리의 공세에 마땅히 대응할 수단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알리처럼 중국산 초저가 상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판매자마저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e커머스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국 유통산업 생태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말했다.-2024년 3월15일자 한국경제신문-최근 이른바 ‘알테쉬’가 유통가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알테쉬는 알리바바와 테무, 쉬인 등 최근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를 말합니다. 국내 판매 가격의 절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과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국내 유통업체는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는 위기감이 나옵니다.여기서 하나 의문점이 생깁니다. 알테쉬가 제시하는 파격적 가격은 그저 중국산 제품의 높은 가격경쟁력 덕에 가능한 것일까요. 유통업계는 알테쉬의 가격 공세 이면에 일시적으로 원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 경쟁자를 몰아내고 시장을 장악한 뒤 교묘하게 가격을 올려 수익을 채우는 ‘약탈적 가격’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경제학에서 약탈적 가격 전략은 어떤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거나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막기 위해 단기적 손실을 각오하고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합니다. 이 전략은 단기적으론 손실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경쟁자가 사라지고 난 뒤 독점 또는 과점 기업으로 남아 가격을 높인다면 장기적으로 이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독점기업으로 남은 기업이 가격을 급격히 올리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돌아갑니다. 더 이상 시장에 남아 있는 경쟁자가 없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