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생글생글 288호 2011년 4월 12일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준법지원인 제도 등

⊙ 기업가정신과 규제 사이 … ‘옥상옥(屋上屋)’ 준법지원인 제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기업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준법지원인>> 제도를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손질해 도입키로 의견을 모았다.

일부에서는 제도 적용 대상을 5~10대 기업으로 제한하거나 이미 내부 변호사 등을 두고 있는 기업에 한정하자는 의견도 내고 있다.

심재철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 대화를 통해 준법지원인 제도를 기업에 부담이 안되는 방향으로 도입하자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4월 5일 한국경제신문)

☞ 기업 경영에도 국가 운영과 마찬가지로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이 작용한다.

나라 운영(國政)에서 입법부(국회)가 행정부(정부)를 견제해 정부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감시·감독하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감사나 사외이사,회계법인 등이 경영진(대주주)의 독단적 결정을 견제한다.

이번에 상법 개정안에 새로 도입된 준법지원인 제도는 이같은 경영 활동의 감시·감독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준법지원인은 회사 경영진이나 직원들의 준법경영 여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개정 법률은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들이 의무적으로 1명 이상의 법률가를 준법지원인으로 고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 발효시기는 1년 후다.

이에 대해 기업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특히 규모가 적은 중소·중견기업들의 반대는 거세다.

지금의 경영 감시장치만으로도 충분한데 준법지원인까지 둬야 하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기업들은 기업 경영과 회계를 감독하는 감사(Audit)나 감사위원회(Audit Committee),그리고 준법감시인(Compliance Officer)을 두고 있다.

감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데 대주주는 아무리 많은 지분을 갖고 있더라도 의결권을 발행주식 총수의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 기업 대주주가 45%의 지분을 갖고 있더라도 감사를 뽑을때는 3%의 투표권만 갖는다.

대주주로부터 독립된 감사를 선임하기 위한 장치다.

또 금융회사나 자본금이 2조원 이상인 대기업은 3명 이상의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게다가 감사위원회의 3분의 2 이상은 회사 임직원이 아닌 외부 인사(사외이사)로 채워야 한다.

역시 대주주로부터 독립성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준법감시인은 임직원들이 관련 법규와 내부통제기준을 잘 지키는지를 감시하는 회사 직원이다.

내부통제기준은 회계나 영업,대출,투자 등에서 불법을 저질러 회사가 위기에 처하고 전체 경제시스템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은행 증권 보험 투신 종금 등 금융사들은 준법감시인을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

이밖에 사외이사도 일종의 대주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중삼중의 경영권 감시장치가 돼있는데 또 준법지원인을 도입하려는 것은 법률가들만을 위한 밥그릇 만들기라는 게 기업들의 주장이다.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준법지원인은 변호사나 법대 교수만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준법지원인제 도입을 넘쳐나는 법조인의 일자리 찾아주기로 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준법지원인제 논란의 핵심은 기업 경영진의 경영활동을 어느 수준까지 견제할지의 문제다.

과도한 경영 감시장치는 일종의 규제로써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창조적 파괴’를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여당은 준법지원인을 둬야 하는 상장회사 요건을 강화,대상 기업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상장사들의 모임인 상장사협의회는 자본금 2조원 이상의 대기업에만 준법지원인을 두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노조 전임자 활동비는 누가 주어야 할까? … 또다시 이슈로 부상한 타임오프(Time-Off)제

자동차업계에서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도입에 따른 무급 전임자의 처우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점화하고 있다.

기존 노동조합(노조) 전임자를 인정하는 단체협약 효력이 만료된 사업장에서 <<타임오프제>>의 효력과 적용 시기를 놓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보조금을 도입해 늘어난 조합비로 현행 노조법보다 많은 노조 전임자의 월급을 충당하려는 움직임도 보여 편법 논란을 낳고 있다.(4월 5일 연합뉴스)

☞ 회사 일은 안하고 노조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전임자의 임금은 누가 주어야 할까?

사용자(회사)일까 아니면 노조의 조합원이어야 할까.

미국 영국 일본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조합원들이 내는 조합비로 전임자의 활동비를 충당한다.

조합원들은 회사 일이 아닌 노조 일을 하면서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건 도덕적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르다.

작년 여름 이전만 해도 노조 전임자의 활동비를 사용자가 전액 부담했다.

전임자 수는 큰 기업의 경우 수십명,수백명이 돼 경영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전임자의 근무시간에서 조합을 위해 활동한 일정 시간을 근무 면제해주는 것이다.

노조 전임자의 활동 시간중 노사교섭,산업안전 등 노무관리적 성격이 있는 업무에 한해서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한다.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도입된 제도다.

2009년말 근로자와 사용자,정부 대표가 모인 노사정(勞使政) 합의에 의해 도입돼 2010년 7월1일부터 시행됐다.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가 결정하며 이 한도를 넘어가는 시간에 대해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면 부당노동행위로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원래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 조항은 1997년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됐다.

하지만 전임자가 임금을 받지 않을 경우 노조의 활동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을 우려한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시행시기가 1999년,2003년,2006년 세차례나 연기됐으며,2009년 타임오프제를 도입한다는 조건으로 겨우 합의돼 2010년 여름부터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노조법을 고쳐 노동계엔 복수노조 설립을 허용했다.

복수노조는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7월부터 설립이 자유로워진다.

노조법은 노조의 자유설립주의를 규정하고 있지만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세력다툼으로 인한 노노(勞勞) 갈등의 심화,정치파업 증가 등에 대한 우려로 부칙에서 2009년말까지 유예했었다.

정부가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을 결정한 것은 노사 관계 선진화를 위해서다.

복수노조 설립까지 자유화된 마당에서 전임자 임금을 사용자가 지불하는 건 노조의 독립적 활동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다.

⊙ 1년째 ‘빈 자리’인 금통위 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 공석 사태가 1998년 한은법 개정 이래 최장 기간으로 접어들면서 통화정책을 교착상태에 빠뜨릴 가능성을 높다.

금통위원 공석 한 자리는 지난해 4월 이후 비어있는 상황이다.

7인 체제의 금통위에서 1명이 부족하다는 것은 금리결정이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노무라홀딩스의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공석이 이렇게 오래가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나 김중수 한은 총재 모두 그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금통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3월 31일 블룸버그통신)

☞ 금통위는 한국은행(한은)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같은 기구다.한은 총재와 부총재,5인의 추천위원 등 모두 7인의 상근 위원으로 구성된다.위원장은 한은 총재이며 위원들의 임기는 4년(부총재는 3년)이다.

5인의 추천위원은 한국은행,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연합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통위의 결정은 다수결로 이뤄지는데,5인 이상의 출석과 출석자 중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안건이 통과된다.

금통위의 역할은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다.

통화정책 가운데 가장 중요한 수단은 금리다.기준금리를 조정함으로써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경기가 나쁠 경우 기준금리를 낮추거나 통화를 풀어 수요를 진작시키고,경기가 과열일 경우 기준금리를 높이거나 시중 유동성을 회수해 수요를 억제한다.

금통위가 기준금리의 대상으로 삼는 금융상품은 되사주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만기는 초단기인 7일물 짜리다.

따라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0%로 올렸다는 것은 7일물 RP 금리가 연 3.0% 수준에서 움직이도록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뜻이 된다.

기준금리 조정은 여러 경로를 걸쳐 금융시장과 자산시장(부동산과 주식시장),외환시장 그리고 궁극적으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매달 둘째주와 넷째주 목요일에 정기회의가 개최되며 결정내용은 즉시 공개된다.

위원들의 발언을 담은 의사록도 투명성을 위해 회의 6주 후 공개한다.

현행 한국은행법은 한은의 설립 목적을 ‘물가안정’으로 규정하고 있다.이를 ‘물가안정 목표제(Inflation Targeting)’라고 한다.

중앙은행이 사전공표된 물가목표(예를 들어 소비자물가 연 3% 이내) 달성을 위해 통화정책을 펼치는 방식으로 한국을 포함해 26개국이 운용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금통위 위원을 1년째 공석으로 두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국내외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성공을 부르는 습관>
ⓒ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