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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2호 2006년 9월 11일

생글기자코너

모의 유엔총회에 참가해 보니 …

"Is there any delegate wishing to take the floor? Delegate of Tanzania is recognized." Tanzania라고 쓰여진 팻말 앞에 앉은 이가 의장에게 발언권을 얻어 영어로 짧은 스피치를 하는 동안 정장을 갖춘 각 나라 대표들이 유심히 듣고 있다. 결의안으로 보이는 문서에 대해 수정안을 작성하기도 하고 직원을 통해 서로 노트를 주고 받는 등 대표들이 매우 바쁜 모습이다. 마치 유엔 회의에 온 듯한 기분이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는 수 백명의 고등학생,대학생들이 참가해 모의 유엔 회의를 열었다. 모의 유엔은 미국,싱가포르,중국 등에서도 종종 열리는 학생들의 행사로 서울에서는 무노스(Model United Nations of Seoul)란 이름 아래 올해가 세 번째다. 회의는 실제 유엔과 마찬가지로 안전보장이사회,총회,경제사회이사회,환경이사회 등으로 나뉘어져 해당 위원회에서 주어지는 몇 개의 의사 일정들을 가지고 진행됐다.

참가 학생들은 영어에 비교적 능통하고 자신의 주장을 논리정연하게 폈다. 맡은 나라를 대변하며 최선을 다해 긴장감 있게 토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진행도 그렇지만 다루는 주제들이 학생들에겐 큰 부담이었다. 3일 동안 몇 개의 결의안을 내 놓았는데 학생들은 해당 문제와 관련된 각 국의 이해 관계는 물론 과거 세계 정세에 대응한 흐름까지 잡아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토론은 깊이있게 진행되지 못했고 그저 말솜씨를 뽐내는 식이었다.

2년 연속 참가했다는 몬트클레어 프렙학교(Montclair Prep School)의 한 학생은 "해당 이슈에 대해 주요국들의 입장 정도만을 급하게 이해하고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어서 실속 있고 효율적인 진행이 힘들었다. 영어를 잘 구사하는 학생들이 발언을 많이 하지만 그마저도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모의 유엔이 학생들에게 유익한 것도 사실이다. 영어로 연설하는 경험 자체가 글로벌 사회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해는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정상위원회가 열리고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대사까지 초청하는 등 분명 무노스는 풍부해지고 있다. 하지만 수준있는 행사로 거듭나려면 참가 학생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참가 학생은 평소 세계 정세를 파악하기 힘들다면 모의 유엔이란 행사 자체를 위한 심화된 준비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훈제 생글기자(민족사관고 2년) dreamca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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