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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723호 2021년 9월 27일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T.疽之仁(연저지인)


▶ 한자풀이
T. : 빨 연
疽 : 종기 저
之 : 어조사 지
仁 : 어질 인


144종기를 입으로 빨아주는 어짊이란 뜻으로
부하를 극진히 아끼고 사랑함을 비유 - 《사기(史記)》연저지인

오기(吳起)는 손자(孫子)와 더불어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하는 병법가다. 위(衛)나라 사람으로, 젊은 시절 벼슬자리를 얻기 위해 애썼지만 가산만 탕진했다. 그러다 자기를 비웃는 마을 사람 30여 명을 죽이고 노나라로 도망쳐 증자(曾子)의 문하에 들어갔다. 재상이 되기 전에는 고향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맹세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도 고향에 가지 않았다.

이런 연유로 증자의 미움을 사 문하에서 쫓겨났고, 장수가 되기 위해 병법을 공부했다. 몇 년 뒤 제나라가 노나라를 침공하자 장수가 될 기회가 생겼지만, 부인이 제나라 출신인 것이 걸림돌이었다. 그러자 오기는 부인을 죽였고, 장수가 되어 제나라와의 싸움에서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노나라 왕은 오기의 성품이 잔인하고 위나라에서 큰 죄를 짓고 도망쳐온 탓에 양국 관계가 껄끄럽다는 이유로 오기의 병권을 몰수했다.

낙심한 오기는 위나라의 문후(文侯)가 현명하다는 말을 듣고 위나라로 돌아가 뛰어난 지휘력과 용병술로 수많은 공을 세웠다. 오기는 병사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노고를 나눠 병사들의 신망이 두터웠다. 어느 날, 심한 종기로 괴로워하는 병사의 고름을 오기가 직접 빨아줬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병사의 어머니가 통곡했다. 사람들이 연유를 물었다.

“일개 병졸인 아드님의 종기 고름을 장군이 직접 빨아주었는데 어찌 그리 슬피 우는 거요?” 어머니가 슬픔을 억누르며 답했다. “내 말 좀 들어보시오. 작년에 그 애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가 오기 장군 밑에서 싸웠다오. 그때 남편의 종기 고름을 장군이 직접 빨아 주었소. 전투가 시작되자 그이는 장군의 은혜를 갚기 위해 앞장서 싸우다가 결국 죽고 말았다오. 이제 우리 아이의 고름을 장군이 빨아 주었으니 그 애 운명 또한 뻔하지 않겠소.” 《사기(史記)》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에 나오는 얘기다.

연저지인(疽之仁)은 ‘몸에 난 종기를 직접 입으로 빨아주는 인자함’이란 뜻이다. 아랫사람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비유할 때 쓰인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선행을 베푼다는, 부정적 의미로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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