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막 내리는 초저금리 시대

작년 코로나發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 싸져 너도나도 돈 빌려
젊은층은 '영끌'에 '빚투'까지
가계빚 증가속도 OECD 1위

기준금리 인상해 '가계빚 잡기'
인플레이션 '과속'에도 선제대응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광화문의 한 빌딩 입구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한 자영업자가 서 있다.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광화문의 한 빌딩 입구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 한 자영업자가 서 있다.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고 합니다. 초저금리는 금리가 굉장히 낮은 상태를 말합니다. 대개 연 1% 미만의 금리를 초저금리라고 합니다. 금리가 0%이하인 경우 마이너스(-) 금리라고 합니다만, 이것도 일종의 초저금리에 속합니다. 초저금리에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습니다. 돈을 빌려야 하는 사람 입장에선 금리가 낮을수록 좋지만, 돈을 저축하는 사람은 예금이자가 너무 낮으니 싫겠습니다.

경제 전체로 보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엔 초저금리가 좋다, 나쁘다고 딱 자르기 어렵습니다.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기업 투자가 감소하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일 때 낮은 금리는 경기를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서 쓰도록 하는 거죠. 반대로 경제 활동이 왕성해지고 물가가 올라가는 인플레이션이 보일 때, 금융당국은 금리를 올립니다.
[커버스토리] "대출 이자 더 나가는데"…빚 많은 가계·中企 '가시밭길'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은 수년간 초저금리 시대를 유지했습니다. 경제가 장기간 저성장 늪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 코로나19 감염병이 번져 경제 상태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각국 정부는 금리를 계속 낮추었고,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시행했습니다. 돈을 푸는 것은 가장 쉬운 ‘경제 살리기 방법’이니까요. 선진국들이 자국의 경제회복을 위해 경쟁이라도 하듯이 금리를 내린 이유입니다. 유럽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라는 전대미문의 상태에 빠지기도 했죠. 은행에 저축하면 이자를 받기는커녕 돈을 맡기는 비용을 거꾸로 내야 할 정도라는 겁니다.

최근 이런 초저금리 기조가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많이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 ‘테이퍼링’에 나설 조짐이고 유럽도 코로나19가 끝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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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중대한 기조 변화를 내보였습니다.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올린 겁니다. 0.25%포인트가 올랐을 뿐이고 기준금리가 여전히 연 1%미만인데도 시장은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리기만 하다가 거꾸로 올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금융시장에는 중대하고도 심각한 변화였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경제 전체가 바닥을 치고 나아질 기미가 있어서 초저금리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 하나이고, 초저금리 탓에 가계빚이 너무 많이 늘어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우려가 다른 하나입니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이럴 경우 그동안 엄청나게 풀어놓은 돈이 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리를 올려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진짜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 부채 때문이라고 합니다. 초저금리가 빚을 내기 쉽게 만든 결과 가계 빚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어난 상태입니다. 수치를 볼까요? 가계 부채는 작년 3월 1681조원이었습니다. 그해 11월 1727조원으로 늘었고, 최근엔 1804조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지난 4년여 동안 민간의 빚이 1000조원 이상 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주요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일 정도입니다. 빚이 급증하던 때의 기준금리를 볼까요? 2018년 연 1.75%, 2019년 7월 연 1.5%, 10월 연 1.25%, 2020년 3월 연 0.75%, 2020년 5월 연 0.5%로 낮아져 왔습니다. ‘초저금리=빚 증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저금리는 2030 젊은층을 빚의 세계로 내몰기도 했습니다. 젊은이들은 저리로 돈을 빌려서 앞다퉈 가상화폐,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영끌(영혼까지 끌여들여서)’ ‘빚투(빚을 내서 투자하는)’가 그런 현상입니다. 2030의 빚 의존은 이들의 부채가 500조원에 이른다는 데에서도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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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론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누가 좋아하고, 누가 싫어할까요? 금리가 올라가면 예금자들은 좋아합니다. 예금이자가 조금이라도 올라갈 테니까요. 은행에 돈을 넣어둔 은퇴자들은 반길 겁니다. 금리에 기반한 채권투자자도 금리인상을 환영합니다. 반대로 돈을 빌리는 대출자는 싫어합니다. 또 기존에 돈을 빌린 사람 중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를 택한 사람도 이자가 불어나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전세금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도 싫어하겠지요.

금리가 높아지면 금리를 좇아가는 돈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갈 수도 있고, 부동산 시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면,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갑니다. 금리와 주식, 부동산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론’입니다. 환율도 영향을 받습니다. 한 나라의 금리가 올라가면 그 나라의 화폐 가치가 올라가서 환율이 하락합니다. 금리 이야기는 어렵습니다.

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NIE 포인트① 지난 10년동안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어떻게 변동해왔는지를 알아보고 변동 이유를 토론해보자

② 한국은행법 제 1조를 찾아서 읽어보고 그것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③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론’을 찾아보고 금리, 주식, 부동산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