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과학과 놀자 (56) 디지털 지도를 만드는 드론·드로이드
지도란 시공간에 존재하는 여러 상황을 일정한 약속에 따라 나타낸 것을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리적 공간을 축소해 표현함으로써 넓은 지역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된다.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지형과 교통 요소를 모두 갖춤과 동시에 산줄기와 물줄기를 사실적으로 그려 넣어 조선시대 지표의 기복을 전달하고 있다. 조선 후기에는 간접적이긴 하나 서양의 현대적 지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됐고, 위성영상지도, 사진지도 등 각종 특수도, 즉 특수한 지도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과거 항공 촬영으로 지도에 변화한 지형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지도 관련 계획을 세웠다. 이후 항공사진 업체를 선정한 뒤 지도 제작을 하려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수년이 걸리던 지도 갱신이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객체 단위 데이터베이스로 전환된 디지털 지도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UAV와 UGV 데이터로 만든 디지털 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UAV와 UGV 데이터로 만든 디지털 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UAV와 UGV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디지털 지도 제작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UAV(Unmanned Aerial Vehicle: 무인항공기)와 UGV(Unmanned Ground Vehicle: 무인자율지상차량)는 어떤 특징이 있는 것일까? UAV는 무인항공기, 즉 우리에게 익숙한 드론을 의미한다. 실제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고 지상에서 사전 프로그램한 경로를 따라 자동 또는 반자동으로 진행되는 시스템을 통칭한다. 원격 제어를 통해서 무인항공기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라도 쉽게 정찰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무인항공기를 항공사진 촬영, 기상관측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하고 있다. UGV는 무인자율지상차량인 드로이드를 의미한다. 육상 드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채 스스로 움직여 할당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UAV 방식은 하늘에서 돌아다니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촬영이 금방 이뤄지는 장점이 있으나, 경사면 같은 경우는 촬영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지상으로 돌아다니는 장비인 UGV를 투입시키면 서로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Unmanned Aerial Vehicle(무인항공기) 운영체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Unmanned Aerial Vehicle(무인항공기) 운영체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렇듯 UAV와 UGV를 사용한다고 해서 지도정보를 만드는 방법이 특별히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사진 측량 기법으로 작성된 수치 지도 위에 디지털 지도를 편집해 붙이는 형식으로 디지털 지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드론 기술이 발전해 다른 지도와 결합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간단한 편집지도 제작도 가능하다. 즉, 과거 항공사진 측량에 비해 간편하고 비용이 절감되며,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되는 다른 시스템과 결합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배터리 수명이 길지 않아 비행시간에 제약이 많다. 또한 현실 법과의 충돌 문제로 도심지에서 촬영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드론과 관련된 연구개발과 규제완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UAV와 UGV는 어디에 쓰였을까?국내에서 군집 비행기술을 적용해 UAV를 사용한 사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는 2019년 3·1절 100주년을 맞이해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자체 기술로 개발한 군집 드론 기술을 선보였는데, 드론 군집 비행을 위해 드론 간에 충돌하지 않도록 정밀 위치인식 기술인 ‘RTK-GSP’를 적용했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자체 개발한 드론을 이용해 기존의 좌표계에 좌표 변환 과정을 포함한 확장된 좌표계를 제안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및 비행시험으로 검증했다.

건설 현장에서 드론과 같은 다양한 로봇을 사용한 데이터 취득과 취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측량 등은 일부 도입된 상태이나,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비정형 데이터가 필요한 건설 현장에 적절한 데이터 취득 및 통합 시스템은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레이저 센서를 사용한 현장의 지도제작 기술, 위험 요소 탐지 기술 등은 모두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라이다 센서를 이용한 로컬 맵 통합기술, 현장 토질정보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상용화 단계를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디지털 지도는 또 어디에 쓰일까?디지털 지도는 자율 운영이 가능한 드론 계측시스템(UAV) 및 지상 무빙 플랫폼(UGV)을 통해 취득한 현장 지형정보를 통합해 토공사(대지 조성) 및 포장공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공사작업은 사람이 직접 하고 있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작업 수행 과정에 관한 실시간 현장 데이터 확보가 어렵다. 이런 건설 현장 정보의 부족은 건설 현장 관리자가 본인 경험에만 의존하게 만들기 때문에 효율적인 건설 현장 운영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의 자동화, 인공지능화에 큰 방해물이 돼 4차 산업혁명 흐름에서 건설산업이 다시 한 번 어려움에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건설 현장은 동시다발적으로 굴착, 운반 등 작업이 진행되므로 현장 여건 변화가 매우 크다. 또 강우 및 기온 등 기상 조건 영향이 크므로 공사기간 매우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UAV와 UGV로 수집한 3차원 시각정보를 활용하면 지형정보를 안전·신속·정확하게 취득할 수 있고, 공정 진척도와 생산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UAV와 UGV는 다양한 정보가 복합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 초기에 이런 정보를 효율적으로 결합, 운영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기억해주세요
고현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
고현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
UAV(무인항공기), 즉 드론은 쉽게 정찰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UGV(무인자율지상차량)인 드로이드는 경사면 촬영이 쉽지 않은 드론을 대신해 지상으로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한다. 드론 기술로 기존 사진 측량 기법으로 작성된 수치 지도 위에 디지털 지도를 편집해 붙일 수 있다. 건설 현장에서 드론 등으로 수집한 3차원 시각정보를 활용하면 지형정보를 안전·신속·정확하게 취득할 수 있고, 측량과 위험 요소 탐지 등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