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경제성장률은 어떻게 산정하는지 토론하고 정리해보자.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1.9%로 반등했다. 지난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마이너스로 기운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됐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456조86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 늘었다고 지난달 27일 발표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1.93%다.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2010년 1분기(2.0%) 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대비로는 -1.3%였다.

[숫자로 읽는 세상] 3분기 성장률 1.9%…한은 "V자 반등 아니다"
GDP 항목 가운데 수출이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2분기 -16.1%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은 3분기에 15.6%로 뛰었다. 1986년 1분기(18.4%) 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성장률은 ‘V자 반등’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할 때 올해 연간 성장률은 한은 전망치(-1.3%)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3분기 경제성장률 1.9%(전 분기 대비)는 국내외 기관·금융회사 추정치인 1.3~1.4%를 크게 웃돈다. 3분기 성장률을 두고 정부와 여당이 “한국 경제가 대전환하고 있다”며 고무된 반응을 보일 정도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빠른 반등으로 보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보다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는 설명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457조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작년 4분기(469조원) 수준을 여전히 밑돌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미국·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 등 향후 경기 하강 요인도 적지 않아 한국 경제가 ‘침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이 발표한 ‘3분기 실질 GDP’ 지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출 증가율(전 분기 대비 15.6%)이다. 반도체·자동차 등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9월 수출(통관 기준)이 작년 9월보다 7.7% 늘어난 것이 일정 정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코로나19 직후인 올 3월부터 8월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 9월 모처럼 반등했다. 수출지표 개선에 힘입어 기업도 기계류 등 설비투자를 늘렸다. 올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6.7%로 2012년 1분기(9.6%) 후 가장 높았다.

김익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