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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73호 2020년 7월 20일

Cover Story

미국 등 선진국, 연령·산업·지역별로 최저임금 구분 적용

해외에선 어떻게 하나
한국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다음 연도의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9명,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9명, 공익을 대표하는 공익위원 9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3월 말 심의를 시작해 6월 29일까지 다음 연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의결해야 한다. 물론 올해도 그랬던 것처럼, 노사 간 의견 대립 등으로 6월 데드라인이 지켜지지 못하고 7월이 돼서야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때도 종종 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세계 각국은 어떻게 최저임금을 결정할까. 물론 국가마다 천차만별이다. 한국과 비슷하게 경영계와 노동계 추천 인사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최저임금을 정하는 국가도 있고, 정부가 최저임금을 정해 아예 법에 명기해 놓은 나라도 있다. 산업별 임금협상으로 최저임금 수준을 정할 뿐 법정 최저임금 제도 자체가 아예 없는 나라도 있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각국은 역사적으로 각기 다른 경제 발전을 해 오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최저임금 결정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미국과 네덜란드는 법으로 정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연방정부 또는 주정부가 입법을 통해 최저임금을 정한다. 연방정부 또는 주정부는 연방법인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 Act)’이나 각 주가 전문가 등의 자문과 생계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만든 법령에 최저임금을 명시해 놓는다. 한국이 최저임금법에 최저임금 자체를 명시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최저임금위원회의 구성 및 심의)만 규정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미국은 최저임금 법령 체계가 주별로 다르다는 점도 특징이다. 앨라배마,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 5개 주는 연방정부의 공정근로기준법에 따라 최저임금을 정한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45개 주는 별도의 자체 법령을 갖고 있다. 이들 주의 대부분은 최저임금을 공정근로기준법에 규정된 최저임금과 같거나 높은 수준으로 정한다.

법에 명시돼 있다 보니 미국에선 한국과 달리 최저임금이 매년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공정근로기준법에는 연방 최저임금이 2009년 이후 시간당 7.25달러로 고정돼 있다. 적어도 앨라배마 등 공정근로기준법만을 준용하는 5개 주의 최저임금은 10년째 변화가 없는 셈이다.

미국 외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엔 네덜란드가 정부 입법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정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민간 및 공공부문의 협상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해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법에 반영한다.
일본 독일 등은 ‘위원회’가 결정
OECD 국가 중엔 한국과 비슷하게 위원회를 만들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국가도 적지 않다. 일본은 노·사·정 동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중앙 또는 지역별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생계비, 사용자 지급능력 등을 고려해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1968년부터 현행 제도가 이어져 오고 있다.

독일도 2017년 1월부터 노·사·정 및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다만 한국처럼 매년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은 아니고 2년마다 기업들의 단체협상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한다.

프랑스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단체협상 국가위원회’가 최저임금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면 정부가 재량을 갖고 최저임금을 인상한다. 영국은 ‘저임금위원회’의 권고를 받아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대부분 다양한 계층별로 최저임금 차이 둬
주요 선진국들이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도 있다. 연령이나 지역, 계층, 산업별로 다른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런 ‘최저임금 구분 적용 제도’는 한국에서도 소상공인 등을 비롯한 경영계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 및 노동계의 반대로 매번 무산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은 주별로 최저임금법이 있다 보니 당연히 최저임금이 지역마다 다르다. 여기에 20세 미만에 대해선 고용 후 최초 90일간은 더 낮은 최저임금을 주는 것도 허용한다. 학생, 장애인 근로자, 팁을 받는 근로자들도 최저임금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낮게 정해져 있다.

일본은 지역별 및 산업별로 현실에 맞게 다른 수준의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독일은 18세 미만에 대해선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으며 최저임금제도가 제외되는 업종을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17세 이하 또는 17~18세 근로자에겐 일반 최저임금의 80~90%만 지급해도 되고 보육도우미, 견습공, 장애인 등에도 낮은 최저임금 지급을 허용한다. 영국은 20세 미만이거나 공인된 견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근로자는 더 낮은 최저임금을 받는다. 호주와 네덜란드도 연령별 및 산업별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허용돼 있다.

이상열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mustafa@hankyung.com
NIE 포인트
①인위적인 임금 하한선 규정은 노동 시장의 수요를 줄이고 공급은 늘려 시장 왜곡을 가져옴에도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②노동계와 사용자 측, 정부 측 등 노·사·정 3자 간 협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식과 정치권이 각계 의견을 수렴해 법으로 최저임금을 규정하는 방식, 각각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③농촌과 도시, 제조업과 서비스업, 청년층과 고령자 등 각각의 경제 여건이 다르므로 최저임금도 연령·지역·계층·산업별로 차등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 같은 구분 없이 하나의 최저임금만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각각 내세우는 논리와 근거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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