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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61호 2020년 4월 27일

시사 경제 돋보기

코로나19에 재난지원금 푼다는데…경기 부양시킬까, 국가 빚만 늘릴까


안녕하세요? 오늘 제목은 ‘줄줄이 풀리는 돈들… 그 결말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돈이 엄청나게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 7조원,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기본소득 약 2조원, 소비쿠폰 2조8000억원 등이 있고요. 기업들에 대해서 중소·중견기업 58조원, 회사채 시장 등에 31조원 등 그것 역시 종류와 액수가 무척 많습니다. 지원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현금 지급이죠. 긴급재난지원금 4인가족 100만원, 또 소비쿠폰 같은 것들이 다 현금성 지원금입니다. 둘째는 대출 확대입니다. 기업 지원금이 대개 이런 성질이고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또 한국판 양적완화라고 부르는, 금융기관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연 0.85% 금리로 무제한 매입 같은 것도 다 대출을 늘리는 것입니다.

도산과 실직을 막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이런 조치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먼저 왜 긴급조치가 필요한지를 생각해 봐야 하죠. 바이러스로 인해 경제가 멈춰 선 것이 문제죠. 갑자기 매출이 곤두박질치니까 대출을 갚을 수 없어집니다. 부도나기 십상이죠. 영세 자영업자들도 매출이 줄어드니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야 하고 월세를 내기도 어려워지겠죠.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다시 필요한 기업이고 가게들이란 말이죠. 그것을 당분간 망하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코로나19 때문에 갑자기 직장과 소득을 잃은 사람들의 생계를 긴급하게 도와주기 위함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것,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한다는데요. 정말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에요. 출근하거나 재택근무하며 월급 잘 받는 대다수 직장인들에게 왜 세금 낸 돈을 나눠 줍니까. 그리고 원래부터 직장이 없이 복지혜택을 받는 사람들 역시 그래요. 그분들은 코로나와 무관하게 일정액을 받는 데 추가로 더 줄 이유가 없는 거죠.

경기 부양 효과는 있을까요? 단기적으로는 약간의 수요 증가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차피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상점이나 기업의 매출에 큰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통화 확대가 원화가치 급락 가져올 수도

이럴 때는 돈을 무한정 풀어야 하는 것 아니냐, 미국 일본 유럽 등이 모두 그렇게 하지 않느냐.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경제학자 중에서도 그렇습니다. 이건 그 나라들이니까 할 수 있는 소리입니다. 자국 통화가 안전자산인 나라들이죠. 이런 나라들은 위기일수록 돈이 자국으로 돌아오니까 당분간 돈을 풀어도 괜찮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원화가치가 불안해 보인다’ 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바로 돈을 빼서 나갑니다. 지난 3월 환율이 급등하는 것 보셨잖아요. 주식 팔고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서 나가니까 주가는 급락, 환율은 급등한 거죠. 미국 일본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돈을 함부로 풀 수 없는 나라예요.

긴급대책의 두 번째 큰 줄기는 대출 확대인데요. 자영업자 중소기업 중견기업 자금 지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양적완화, 회사채 매입 확대 … 이런 것들이 대출을 확대하는 조치들입니다. 대출 확대를 통해서 당장은 부도 나는 기업들을 구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돌려막기를 할 수 있게 편의를 봐준 셈이죠. 대출이 늘면 그것을 받는 측에서는 빚이 늘게 되죠. 이 사태가 빨리 끝난다면 벌어서 갚으면 되겠죠. 하지만 단기에 끝나지 않으면 어쩌죠? 1년 넘게 간다. 그러면 결국 지급 불능, 디폴트(default) 사태로 이어지죠. 하지만 이런 경기부양책 때문에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국가부채 급등과 국제신뢰도 하락 경계해야

그런데 이런 대책들은 결국 국가채무 급증으로 이어집니다. 현금 퍼주는 것 다 나라의 빚입니다. 경제가 죽어서 세금은 덜 걷히는데, 지출을 늘리려면 당연히 국가채무가 되는 거죠. 국가채무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41.2% 된다고 정부가 발표했는데요. 저는 훨씬 더 넘을 거라고 봅니다. 올해 GDP 증가율을 3.4%로 가정했는데요. 0%라도 유지하면 다행 아닙니까. 그러면 세금도 덜 걷힐 것이고. 결국 빚 얻어서 나눠줘야 하는 것이죠. 이대로 가면 2023년, 2년 후에 국가채무비중이 50%가 넘어갈 거라고 추계했더군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우리나라는 국가채무에 관한 불문율이 있었습니다. 국가채무비율 40%를 마지노선으로 지킨 겁니다. 특별히 이론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덕분에 국가채무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낮은 국가채무는 한국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버팀목이 되어 왔습니다. 이것이 무너지려고 하는 것이죠. 한국이 국가부도에서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은 지난 3월 환율급등 사태를 겪으면서 확인하셨을 겁니다. 한국 원화는 아직 안전자산이 아닙니다. 그래서 빚이 많아지고 통화량이 넘쳐나면 언제든 자본 탈출, 그리고 국가부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 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국가부채가 급등하지 않도록 최소한도 범위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부도위기에 처했거나 코로나로 실직한 사람들에게만 선별적으로 지원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현금 나눠주며 인심 쓰는 것은 국민이 막아줘야 합니다.

김정호 < 서강대 겸임 교수 >

NIE 포인트

① 정부 재정지출의 확대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② 국가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친 기업과 가계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해야 할까.
③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 모두에게 주는 방안과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주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타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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