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은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이자 남이 나를 어떻게 봐 주기를 바라는
허영이고, 편견은 나의 눈과 귀를 가려 다른 사람을 오해하게 하는
삐딱함이다. 진실한 관계 맺기를 위해 우리가 지양해야 할 것들이다.
[생글기자 코너] 진실한 관계를 가로막는 오만과 편견
‘편견은 나의 눈을 가려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들고, 오만은 나의 심장을 차갑게 식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읽고 들었던 생각이다. 영국의 시골 마을 롱번을 배경으로 베넷가의 딸들인 제인과 엘리자베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를 그린 오만과 편견은 19세기에 출판된 고전문학이지만 현대를 사는 우리가 공감할 만한 부분도 많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편견과 오만에 사로잡혀 서로의 참모습을 알아보지 못했던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다아씨가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진정한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된다는 로맨스 소설이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남녀 간의 사랑을 떠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기’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첫인상은 5초 만에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5초는 사람을 판단하는 데 너무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불행히도 우리는 이 찰나의 시간 동안 우리가 받아들인 정보에 의해 상대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한다. 그리고 만약 그 첫인상이 좋았다면 우리는 왠지 상대가 가진 배경이나 다른 능력 역시 뛰어날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왜곡된 상상의 이미지를 키워간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유지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첫인상과 같은 얄팍한 척도가 아니라 그의 됨됨이가 얼마나 진실한가 하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이 그녀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것은 상대를 마음의 눈으로 보지 않는 태도나 근거 없는 오만을 품고 상대방을 판단하려는 마음을 경계하라는 것 아니었을까? 누구나 마음속에 오만과 편견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것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진실한 관계 맺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만은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이자 남이 나를 어떻게 봐 주기를 바라는 허영이고, 편견은 나의 눈과 귀를 가려 다른 사람을 오해하게 하는 삐딱함이다. 진실한 관계 맺기를 위해 우리가 지양해야 할 것들이다.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2년) 2wondergir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