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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36호 2019년 6월 10일

4차 산업혁명 이야기

[4차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 트윈''이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성 실현해요

프랑스의 시뮬레이션 업체 다쏘시스템은 사람의 심장을 디지털로 복제했다. ‘리빙하트 프로젝트’를 통해 사람의 심장과 똑같은 디지털 심장을 구현한 것이다. 대동맥궁, 폐동맥 같은 인접 혈관을 모두 재현하고, 외부 자극에 따른 반응까지 그대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의사들은 수술 전에 환자의 심장을 3차원(3D)으로 구현해 실제 시술 전에 해당 시술이 심장에 미치는 효과를 가상의 환경에서 미리 살펴볼 수 있게 됐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등장

다쏘시스템이 디지털 심장을 실제와 똑같이 구현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존재한다. 디지털 트윈이란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해 사물의 특징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통째로 복제하는 개념이다. 현실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사물이 그대로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사물의 모양과 위치, 동작, 상태 정보는 물론이고 해당 사물의 특성과 현황이 그대로 디지털화되기 때문에 실제 사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마세라티도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와 협력해 ‘기블리’ 모델 전체를 디지털로 복제했다. 외관은 물론 내장, 부품, 전선 하나하나를 그대로 디지털로 구현한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더 이상 엔진을 뜯어보지 않아도 복제된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와 똑같은 조건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살펴볼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

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은 무엇보다 효율성에 있다. 실물과 동일한 가상 모형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직접 실물 모형을 만들어 값비싼 시행착오를 겪을 필요가 없다. 이는 보다 적극적인 다양한 시도를 가능하게 해 비용은 줄이면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초연결》의 저자 데이비드 스티븐슨은 디지털 트윈 기술의 장점을 설계와 제조 그리고 정비 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실제와 똑같은 특성이 반영된 디지털 환경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수 있어 빠른 분석이 가능하다. 제너럴모터스는 엔진 제작 이전에 항상 시행하던 ‘제품 설계 시험’ 단계를 공정에서 완전히 제외했다. 대신 제품의 작동 상황을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제조 단계의 효율성 개선에도 활용된다. ‘스마트 팩토리’로 알려진 독일 암베르크의 지멘스 공장은 조립라인에 디지털 트윈 기술이 반영돼 실제 조립라인과 디지털 트윈 조립라인이 동시에 가동된다. 실제 라인 가동 전에 디지털 라인을 통해 제어 과정을 시험하고 예측한다. 이를 통해 최적의 설정 값을 알아내 실제 생산은 착오없이 이뤄질 수 있다. 암베르크 공장의 양품률이 99.99885%인 이유다. 정비 단계도 마찬가지다.

엔지니어들은 어떤 부품을 정비해야 할지 더 이상 경험과 감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와 똑같이 구현된 가상 환경 덕분에 정비가 필요한 부품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찾기 위해 가동을 중단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 정비를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증강현실 기술까지 반영된다. 스마트 고글로 구현되는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비행기나 선박 내부를 앉은 자리에서 들여다볼 수 있다. 실제 비행기나 선박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문제없다.

공유를 통한 디지털 트윈 기술의 발전

초연결은 사물인터넷이 일상 곳곳에 스며들면서 시작됐다.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되는 초연결 시대에는 정보가 공유될 때 더 큰 이득이 창출된다. GE는 이를 빠르게 파악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항공기 제트엔진에 센서를 내장해 데이터를 수집한 GE는 해당 데이터를 선제적인 정비 서비스에 활용했을 뿐 아니라 사용료를 받고 항공사 에어아시아와 공유했다. 에어아시아는 엔진의 가동 데이터를 활용해 항공 교통 흐름을 예측해 운행 중인 비행기의 최적 비행경로를 찾아냈다. 그 결과 연간 1000만달러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하나의 데이터가 공유되자 다양한 주체에게 새로운 가치가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초연결 시대에 새로운 가치는 정보의 독점이 아니라 공유에서 발생한다. 정보의 공유를 통해 전혀 몰랐던 다른 주체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고, 그 욕구를 해결하는 방법 역시 공유된 정보에서 찾아낼 수 있다. 정보의 공유를 위한 기술적인 장벽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문제는 인식이다. 얼마나 빨리 정보공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가에 따라 초연결 시대의 혜택을 누리는 기업이 될지, 바라만 보는 기업이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변화는 기술이 개발된 시점이 아니라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는 시점에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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