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달러를 돌파했다. 선진국의 요건 중 하나로 꼽히는 ‘30-50 클럽’에 7번째로 가입한 것이다. 30-50 클럽은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은 나라를 말한다. 우리보다 앞서 가입한 국가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이탈리아뿐이다. 6·25전쟁 마지막 해인 1953년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했다. 이후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른 성장으로 1977년 1000달러를 넘었고 1994년 1만달러, 2006년엔 2만달러까지 넘어섰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 2006년 2만달러에 진입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1만달러대로 후퇴했던 경험이 있다. 독일 스웨덴 덴마크 등도 3만달러를 넘긴 이후 성장률이 꺾이면서 2만달러대로 뒷걸음친 적이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한 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추세다. 미래 성장 동력을 부지런히 발굴하지 않으면 다시 3만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반 국민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대표적인 체감 경기 지표인 실업률은 지난해 3.8%로 2001년(4.0%) 후 가장 나빴다. 소득 양극화도 심각하다. 소득 하위 20% 대비 상위 20%의 소득 비율은 작년 말 5.47배로 전년(4.61배)보다 크게 악화됐다. 30-50 클럽 국가에 걸맞게 경제의 내실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돌파의 의미와 한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노력이 무엇인지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서민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