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로 분주하다는데…

임현우 기자의 키워드로 읽는 시사경제 - 전인대·정협

전국인민대표회의(全人代)는
우리나라의 ‘국회’ 격으로
정책 결정하고 입법권 행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는
공산당 정책 수립 자문기구

경기침체 우려 커지는 상황에서
어떤 정책 내놓을지 세계가 주목
2018년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8년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새 학기가 시작해 들뜨고 분주해지는 3월 초,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에서 열리는 ‘양회(兩會)’라는 행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때다. 양회는 해마다 3월 초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중국 최대 정치행사다. 한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이렇게 둘을 합쳐 양회라고 부른다. 총 5000명 안팎의 대표들이 참석해 경제성장률 목표 등을 비롯한 그해 중국의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지난 3일 정협을 시작으로 약 2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전인대’는 국회, ‘정협’은 자문기구 역할

전인대는 중국의 최고 국가권력기관으로 국가의사 결정권, 입법권 등을 갖고 있다. 전인대에서 총리는 업무보고를 통해 지난해의 경제 상황을 정리하고 그해 경제 정책이나 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정협은 중국 공산당이 정책을 결정할 때 의견을 수렴하는 정책자문기구다. 전인대에 각종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직접 법을 만들거나 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다.

양회의 역사는 올해로 딱 60년이 됐다. 정협은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국가 선언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한 1949년에, 전인대는 중화인민공화국 헌법이 만들어진 1954년에 각각 처음 개최됐다. 한동안 시기를 달리해 열리던 정협과 전인대는 1959년부터 비슷한 시기에 함께 열리고 있다. 과거 양회는 공산당 결정을 거수기처럼 추인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역할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올 최대 관심사는 ‘경제’

올해 중국 양회는 여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첨예한 가운데 중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는 상황이라는 점 때문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로 제시했다.

지난해 전인대 때 6.5%라는 목표치를 내세웠던 것과 비교하면, 수치가 하향 조정되고 두루뭉술해졌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경제 주도권 다툼이 부담스러운 중국의 사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6%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눈높이를 낮춰 ‘6% 사수’에 주력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경제가 망가지면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도력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중국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중국은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 부양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적자 규모를 늘리고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을 더 짓는다. 기업과 개인이 내야 할 세금은 2조위안(약 336조원)가량 깎아주기로 했다. 또 이번 전인대에서는 미국이 요구해온 ‘지식재산권 보호’와 ‘외국 기업에 대한 경영간섭 금지’ 등을 담은 법률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