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의지에 따른 후천적 노력만으로 수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능할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생글기자 코너] 잠을 줄이기보다 깨어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
전구를 발명한 토머스 에디슨(Thomas Alva Edison, 1847~1931년)은 “인생에서 네 시간 이상 자는 것은 사치”라고 말했다. 종종 우리 주변에서도 4시간 정도만 자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그와 반대로 10시간 이상 자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사람마다 수면시간이 다른 가장 큰 요인은 각자의 선천적 유전적 차이 때문이다. 즉 극히 일부가 특이한 유전자를 선천적으로 타고난 덕분에 짧게 잠을 자는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와 길게 잠을 자는 ‘롱 슬리퍼(Long Sleeper)’가 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잉후이 푸 교수는 쇼트 슬리퍼에게서 덱투(DEC2)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반면 정상적인 수면을 취한다는 대조군 250명에게서는 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DEC2 유전자 돌연변이를 실험쥐에게 주입해 보았더니 잠은 적게 잤지만 신체적, 인지적 기능은 모두 정상이었다. 잠을 잘 때 우리의 뇌는 세포 손상을 회복하고 하루 동안 쌓인 독소를 분해하며 기억을 정리하는데, DEC2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쇼트 슬리퍼는 이 과정을 더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천적인 쇼트 슬리퍼는 전체 인구의 1% 미만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쇼트 슬리퍼가 아닌 사람이 인위적인 노력으로 잠을 줄이려고 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의지에 따른 후천적 노력만으로 수면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능할까.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다. 대부분 학자들은 “수험생이 1~2주일 정도 잠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것이 체질화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몰아서 자는 방식으로 결국은 보충하게 된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등교 시간을 맞추려 알람과 씨름하는 아이들이 4~5시간만 자도 개운한 체질이면, 공부하는데 있어 남들보다 시간 여유가 있고 여러모로 장점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쇼트 슬리퍼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잠을 줄이는 것보다는 깨어있는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김재환 생글기자(경희고 2년) ktkk224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