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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07호 2018년 9월 17일

시장경제 길라잡이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56)] 삼성전자라는 기적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위 기업은 어디일까? 백이면 백, 분명 삼성전자를 첫손가락에 꼽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처음 삼성전자를 설립하려고 했을 때만 해도 찬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오히려 삼성그룹의 전자산업 진출을 극구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표적으로 한국전자공업협회는 전자회사 59개사 회원들의 명의로 삼성그룹의 전자산업 진출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기까지 했다.


한국전자공업협회의 반대

성명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전자산업 진출 조건으로 삼성이 내건 3대 조건이 이미 실현 불가능하니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이 허락되어서는 안 된다.”

당시 삼성그룹은 국내 중소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한 TV수상기, 라디오, 스피커 등의 제품을 일본의 산요전기와 합작하여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생산품의 85%를 수출하고, 15% 이내만을 국내에 판매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한국전자공업협회에서는 ‘3불가론’을 내세워 삼성그룹의 전자산업 진출을 끝까지 저지하고자 했다.

첫째는 삼성그룹이 말하는 TV수상기, 라디오, 스피커 등은 모두 국내 중소기업에서 국산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삼성의 85% 수출 약속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며, 셋째는 나머지 15%만으로도 국내 총생산량을 이미 초과한다는 것이다.



“삼성이 무슨 수출을 해”

한국전자공업협회가 삼성전자 설립을 반대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당시 전자산업계가 중소기업 중심의 열악한 환경이었다. 오늘날 LG로 성장한 당시 금성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전자업체는 중소기업 규모에 불과했다. 만약 지금이라면 전자산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해당되어 삼성의 전자업계 진출은 불가능했으리라. 또한 금성사도 사업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삼성그룹이 소위 잘 나가는 ‘재벌’에 속하기 때문이었다. 삼성물산, 제일제당, 제일모직공업, 동방백화점, 동방생명, 한국비료, 중앙일보 등 10개가 넘는 계열사를 가진 삼성그룹이 전자산업에 뛰어든다고 하니 관련 업계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반대 성명을 낸 것은 기득권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정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라는 보호 정책보다 세계시장에 나가 경쟁하면서 수출을 늘리라는 경쟁 정책을 시행한 덕분에 삼성그룹은 무사히 전자산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산요전기와의 합작을 통해 생산품의 80% 이상을 수출했고, 전자산업 규모를 현저히 증대하는 데 기여했다. 만약 당시 삼성그룹이 중소기업 보호업종과 같은 규제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전자산업에 진출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날 세계 1위 기업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강국 한국도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농업에서도 ‘삼성’ 나와야

대기업은 생산성을 크게 높이고 수익을 창출한 결과로 탄생하는 존재다. 대기업 규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켰다는 뜻이며,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결과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성장동력의 주 역할은 삼성, 현대, LG, SK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탄생한 지도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다.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지금의 대기업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새로운 대기업,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이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아직 발전하지 못하고 낙후된 상태로 방치된 농업과 서비스 분야를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고, 벤처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기업이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하지만 농업과 서비스 분야는 시장화, 기업화되지 않아 고비용 저효율 상태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세금 지원까지 받으면서도 수출을 생각하지 못한다.

이는 농업과 서비스 분야가 개발의 여지가 충분한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미개척 분야인 만큼 시장화와 기업화가 진행되면서 얼마든지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고,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소득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스위스 기업인 네슬레는 삼성전자처럼 대부분의 매출을 해외에서 이루는 글로벌 기업이다. 우리 경제의 농업 분야에서도 네슬레 같은 대기업이 나오길 기대한다.

● 기억해주세요

당시 삼성그룹은 국내 중소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한 TV수상기, 라디오, 스피커 등의 제품을 일본의 산요전기와 합작하여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생산품의 85%를 수출하고, 15% 이내만을 국내에 판매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하지만 한국전자공업협회에서는 ‘3불가론’을 내세워 삼성그룹의 전자산업 진출을 끝까지 저지하고자 했다.

최승노 <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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