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 '염소뿔도 녹는다'는 속담처럼 기록적인 여름 폭염
"북태평양 고기압이 갇힌 '열돔현상'이 원인이죠"
[강신종 쌤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24)] 폭염
“염소 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대서(大暑)에 단단한 염소 뿔도 녹아내린다는 뜻으로 그만큼 대서가 더위의 절정에 도달하는 시기라는 뜻이다. 대서는 24절기 중 12번째로 소서(小暑)와 입추(立秋) 사이에 대서가 위치한다. 절기상 대서인 7월23일 경북 경산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9.9도까지 치솟았고 서울 서초구가 37.4도를 기록했다.

33도 이상이 이틀 연속이면 ‘폭염’

폭염(暴炎)과 폭서(暴暑)는 비슷한 의미를 갖는 단어이지만, ‘불 화(火)가 두 개 붙어 있는 염(炎)은 불탈 염’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하루 중 최고온도 기준으로 33도가 이틀 연속 지속되면 폭염주의보가, 최고온도 35도가 이틀 연속 지속되면 폭염 경보가 내려진다. 폭염은 일 최고온도를 기준으로 33도 이상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신종 쌤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24)] 폭염
올해 지구의 북반부 전역에서 고온 현상이 나타났으며, 특히 우리나라는 사망자가 3384명, 전국적으로 폭염일수가 31.1일이었던 1994년의 폭염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994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1994년 에어컨 보급률이 10% 이상이었는 데 비해 올해 에어컨 보급률이 50% 이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에어컨의 보급률 증가로 인해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994년에 비해 줄었다고 한다.

올해 폭염의 원인은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열돔 현상은 지상에서 약 5~7㎞의 상공에서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에 정체되면서 반원 형태의 열 막을 형성해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기상현상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과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상기온이 발생하였을 때 그 원인을 ‘자연스러운 일반적인 현상’으로 설명하거나 혹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하는 등 두 갈래로 나눠지는 것 같다. 두 갈래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만약 올해 폭염이 일반적인 자연 현상으로 해석된다면 우리가 할 일은 없다. 언젠가 다시 찾아올 폭염에 대비하여 에어컨 보급률을 늘리거나 폭염에 우리가 취할 대비책 등을 학습하는 수준으로 마무리하면 된다.

하지만 열돔 현상 등이 지구온난화가 원인이었다면 단순히 지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환경문제를 재고해야 하며,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 국제적 이해와 협력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토대로 빠른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각 나라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지구온난화가 원인?

2006년 미국의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이 전(前) 부통령 앨 고어(Al gore)가 강연에서 다루었던 환경 자료를 모아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발표하였다. ‘불편한 진실’은 이산화탄소 기체와 지구온난화의 관계 그리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미래 인류에게 다가올 위험 등을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한 다큐멘터리였고, 환경 관련 교과에서 시청각 자료로 많이 사용하였다. 즉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온실기체의 증가로 연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지구가 따뜻해지는 현상을 말하며 이로 인하여 해수면 상승, 이상 기온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피해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류가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이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2학기의 출발을 더운 이야기로 해서 미안한 감이 크지만 현상과 사고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대책도 없을 것이고, 같은 현상과 사고가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기에 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정확한 원인과 그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과학적 사고일 것이다. 다음주에도 지구온난화 이야기를 이어서 할 예정입니다.

강신종 < 용화여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