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포커스
파리기후협약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협약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제 규정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2030년까지 37% 줄이기로
기업들 "부담 너무 크다" 호소
정부가 지난달 말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공개했다. 해외에서 탄소배출권을 구입해 맞추려던 감축 목표를 대부분 국내에서 해결하기로 한 게 골자다. 국내 기업이 떠안아야 할 온실가스 감축량이 종전 대비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정부가 이 같은 감축 로드맵을 정한 것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줄이기로 해서다. 이를 계기로 파리협정에 대한 관심도 환기되고 있다.
미국 탈퇴·후발 개도국들은 기준완화 요구… 진통 여전
미국 탈퇴로 고비 맞은 파리협정

파리기후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뒤를 잇는 국제 환경협정이다. 2015년 12월 파리에서 체결됐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의미에선 교토의정서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파리협정 서명국이 195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37개국에 불과했던 교토의정서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2030년까지 서명국들이 감축할 ‘온실가스 목표량’과 ‘이행 강제성’을 담았다는 점에서도 파리협정은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6월 미국은 파리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 주도로 협정을 마련했지만 자국 경제의 피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계산에 따르면 당시 약속했던 온실가스 감축 목표(2024년까지 26~28% 감축)를 미국이 지키려면 3조달러 규모의 생산활동이 줄고, 일자리 600만 개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탈퇴·후발 개도국들은 기준완화 요구… 진통 여전
미국이 빠지자 파리협정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거세게 일었다. 탈퇴 지지 측은 “비과학적이고 미국 이익에 반한다”는 주장을, 반대 측은 “지구 환경 보호에 나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중국과 유럽 주요국 정상은 ‘협약 내용 이행’을 다짐했지만 파리협정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후발 개도국이 탄소배출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등 협약 내용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당시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8억5100만t으로 추정했다. 이 중 37%인 3억1500만t을 감축하기로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산업계 반발이 거세자 정부는 3억1500만t 중 9600만t에 달하는 해외 감축분을 활용하고 원전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등으로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그러던 정부가 갑자기 계획을 바꾸면서 산업계 감축률은 당초 11.7%에서 20.5%로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온난화 찬반 갈리고 ‘한국 부담 크다’는 지적도

온실가스 감축안은 지구온난화가 이미 기정사실이라는 관점에서 제시됐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화석연료의 과다 남용으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온실효과가 생겼다는 것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주장도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찬성론자들은 한국 역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제기됐던 ‘녹색성장’의 이론적 기반이기도 하다. 각종 신재생에너지 보급, 청정연료 개발, 에너지 고효율화, 탄소시장 활용 기술 등이 신시장을 창출하면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온실가스 감축 아젠다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라는 대전제가 옳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다. 수억 년의 지구 역사에서 수십 년, 기껏 확대해도 100년 정도의 기온 측정으로는 온난화를 단정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00~200년 전 기온 측정값이 과연 정확한가부터, 온난화라는 게 환경 근본주의자들의 가설일 뿐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지구온난화는 과학이 아니다”는 비판적 언급이 국제 환경운동의 원조 격인 그린피스 공동설립자에게서 나왔던 배경이다. ‘지구온난화는 하나의 사기극’이란 지적도 과학계에서 나왔다.

지구온난화 우려가 일정 부분 사실이라 하더라도 한국이 국제적인 모범 국가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또 다른 논란이다. 탈(脫)원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가 재생에너지만으로 온실가스를 충분히 줄일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문제 제기도 나온다.

● NIE 포인트

파리기후협약을 주도했던 미국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배경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최초의 기후협약은 1992년 ‘리우협약’이었다. 세계 기후협약의 역사를 정리해보자. 지구온난화 자체에 대해서 찬반이 갈리는 이유와 배경을 토론해보자.

설지연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