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포커스

美 두차례 추가인상땐
금리 격차 1%P까지 커져

물가 낮고 경기지표 둔화
한국은행 고민 깊어져
< 금융시장 출렁 > 미국 중앙은행(Fed)이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는 14일 전 거래일보다 45.35포인트(1.84%) 내린 2423.48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9원 오른 1083.1원에 장을 마쳤다.
< 금융시장 출렁 > 미국 중앙은행(Fed)이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코스피는 14일 전 거래일보다 45.35포인트(1.84%) 내린 2423.48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9원 오른 1083.1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국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금리는 ‘돈값’이다. 돈값이 상대적으로 싼 우리나라에서 더 비싸진 미국으로 글로벌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도 금리를 올려 돈값을 맞추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다. 우선 물가상승률이 낮다. 금리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물가는 더 떨어진다.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경기지표도 악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가계와 기업은 소비와 투자를 더 줄일 수 있다. 생산 축소 및 고용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미국이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씩 추가로 두 번 더 올리겠다고 예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과의 금리 차가 1%포인트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엔 자금 유출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기준금리 격차 더 벌어진 韓·美… 외국 자금 이탈 우려 커져
금리 역전 이어 차이 더 벌어져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종전 연 1.50~1.75%에서 연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한국 기준금리(연 1.50%)보다 0.5%포인트 높아졌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췄다. 경기 부양을 위해서다. 당시 정책 유연성을 위해 금리 구간을 0~0.25% 범위로 책정하고,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인 2015년 말부터 0.25%포인트씩 올리고 있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질수록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의 이탈 우려는 증폭된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은행은 “대규모 자금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선을 긋고 있다. 외국인 주식자금은 금리보다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나 기업 실적 등에 좌우되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과 기업 실적이 좋아 외국인 주식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외국인 채권자금의 경우 다른 나라 중앙은행 등 장기투자자 비중이 60% 이상인 점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한국도 이르면 7월 금리 인상”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기로 함에 따라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Fed가 예고대로 연내 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하면 연 2.25~2.50%로 높아진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최대 1%포인트까지 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발(發) 금융시장 불안도 고조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외부 변수에 취약한 일부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10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시기가 7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7월을 놓칠 경우 앞으로 금리를 올리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부진한 물가상승률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1.3%(전년 동월 대비)로 4월(1.4%)보다 둔화됐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물가가 목표를 넘어서면 금리를 올려 이를 진정시키는 게 한국은행의 일인데, 그 반대 상황이라는 말이다.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경기지표도 일제히 나빠지고 있다. 작년까지 매달 30만 명대를 유지하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5월 7만 명대까지 추락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금리까지 올렸다가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금융통화위원 모두 고민하고 있다”며 “상황이 가변적이어서 금통위원들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 NIE 포인트

기준금리가 무엇이고 기준금리의 변동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리해보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금융시장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토론해보자.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데 금리 인상 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을 토론해보자.

김일규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