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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94호 2018년 5월 14일

Focus

[뉴스 인 포커스] ''날아다니는 응급실'' 닥터헬기… 외상환자 생존율 높여요


지난해 9월6일 아침 수십 차례 설사한 뒤 강원 평창의료원 응급실로 실려온 74세 최모씨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갑자기 쓰러졌다. 저혈당 쇼크였다. 혈압이 급격히 떨어졌다. 의료진이 혈압을 높이는 승압제를 투여했지만 쉽게 잡히지 않았다. 위중한 상태로 판단한 의료진은 오전 11시34분 원주세브란스병원 운항통제실로 닥터헬기 출동을 요청했다. 닥터헬기팀은 54㎞ 떨어진 평창공설운동장까지 21분 만에 도착했다. 최씨는 닥터헬기를 요청한 지 52분 만에 원주세브란스병원에 도착해 정밀검사와 전문 약물치료를 받고 회복했다. 그는 국내에서 닥터헬기로 이송된 5000번째 환자였다.

닥터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국종 외상외과 교수가 근무하는 아주대병원에 국내 일곱 번째 닥터헬기가 연내 배치된다는 보건복지부 발표 이후다. 닥터헬기는 각종 의료장비를 갖춘 헬기다. 출동 요청을 받으면 의사, 간호사가 동반 탑승하기 때문에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지금까지 5500명이 넘는 응급환자를 이송했다. 주로 섬이나 산간지역에 사는 중증 환자들이었다. 닥터헬기가 무엇인지 또 왜 필요한지 알아봤다.

현재 국내에는 단 여섯 대뿐

닥터헬기는 섬이나 산악지역에 사는 응급환자를 큰 병원으로 긴급 이송하기 위해 도입됐다. 인천 길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 강원 원주세브란스병원, 경북 안동병원, 충남 단국대병원, 전북 원광대병원 등 여섯 곳에 같은 수만큼 배치됐다. 출동 요청을 받으면 5분 안에 의사 및 간호사가 헬기를 타고 출동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인력 부족, 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낮에만 운영되지만 앞으로는 야간에도 운영할 계획이다.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갑자기 혈관이 터진 응급환자에겐 ‘시간이 생명’이다. 인근에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없으면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이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출동하는 닥터헬기에는 심장이 멈춘 환자의 가슴을 압박해 혈액이 돌도록 하는 자동흉부압박장비, 환자의 정맥에 약물을 일정한 속도로 넣는 정맥주입기, 입이나 기도 등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하는 이동형 기도흡인기 등이 실려 있다. 환자의 위장 손상 정도와 심장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는 이동식 초음파 진단기도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헬기 안에서도 간단한 응급 치료를 할 수 있다.


고정비 지출 많은 치료체계

닥터헬기의 운영 비용은 높은 편이다. 소형 헬기가 한 달에 30억원, 중형 헬기가 4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지난해 투입된 예산은 190억원 안팎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큰돈을 들여 닥터헬기를 배치하는 이유는 외상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응급실을 찾는 전체 외상환자 중 8000명 정도가 매년 사망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았다면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만 해도 2400명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생존 가능한 외상환자 사망률이 30.5%로, 미국이나 일본의 10~15%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한국의 외상환자 치료시스템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할 때 뒤처져 있다는 얘기다.

외상환자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의사와 병원 수 부족이다. 외상환자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해야 한다.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많은 탓에 수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치료가 힘든데다 늘 대기해야 해 외상외과를 지원하는 의사가 많지 않다.

이들을 고용해야 하는 병원도 부담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예약 환자가 정해진 시간에 찾아와 치료받는 다른 진료과와 달리 외상외과의 경우 인건비, 시설운영비 등 고정비 지출이 크다. 환자가 오지 않아 돈을 벌 수 없는 시간에도 비용을 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선 외상환자 치료를 꺼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역마다 외상환자를 치료하는 권역외상센터를 정해놓고 있다. 국민들에게서 받은 세금으로 이들 병원의 운영을 돕고 있다. 국내에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총 17개다. 올해 지원 예산은 601억원이다.

◆NIE 포인트

‘닥터헬기’가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역할을 하 는지 정리해보자. 우리나라의 생존 가능한 외 상환자 사망률이 30.5%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이유를 토론하고 정리해보자. 우리나라 외상환자 치료시스템을 개선하기 위 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할지도 적어보자.

이지현 한국경제신문 바이오헬스부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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