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생글생글 591호 2018년 4월 23일

4차 산업혁명 이야기

[4차 산업혁명 이야기] "공유경제로 ''사회적 후생'' 늘지만 기존 공급자와는 충돌하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두 달여 앞 둔 시점에 평창·강릉지역의 숙박비 가 치솟았다. 극성수기 대비 2~3배 오른 숙박비는 2인실 가격이 하룻 밤에 40만원, 최대 13명까지 들어 갈 수 있는 방은 약 170만원에 달했 다. 하지만 올림픽 흥행의 악재로 꼽혔던 숙박 문제는 올림픽 개막 이후 의외로 큰 이슈가 되지 않았 다.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 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급과 수요를 ICT 플랫폼으로 중개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인 에이비앤비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강원 지역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이용한 게스트는 9000명이 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60% 증가한 규모였다. 강원 지역의 숙박료가 치솟자 관광객들이 숙박공유를 통해 숙소 문제를 해결한 결과였다. 이런 실적을 두고 에어비앤비는 2인1실을 기준으로 일반적인 호텔 약 26채를 추가한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지역주민은 숙소를 공유한 대가로 총 2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구체적 수치도 덧붙였다.

공유경제는 유휴자산을 보유한 공급자와 이를 원하는 수요자 간의 시장거래를 ICT 플랫폼이 중개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공유경제의 경제적 효과는 무엇보다 사회적 후생의 증가로 나타난다. ICT의 발달로 수요자가 원하는 공급자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손쉽게 (낮은 거래비용으로) 찾을 수 있게 됨에 따라 과거에는 거래할 수 없었던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만나 거래하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미국에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의 회계법인 PwC와 세계적인 리서치회사 BAV 컨설팅은 공유경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사해 《소비자 인식 시리즈: 공유경제 편》을 발표했다. 미국인 1000명을 대상을 한 설문조사 결과 공유경제를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실질적인 이익 발생(86%)과 효율성·편리함(83%), 사회교류강화(78%)를 이유로 공유경제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저소득층에 혜택 많아 소득재분배 효과

공유경제를 통한 소비자들의 후생 증가를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면 그 혜택을 저소득층이 더 많이 누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 간 대여 시장에서는 구입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도 수요자로서 거래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저소득층은 공급자로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본의 소유에서 대여로 패러다임을 바꾼 소비자는 소득이 낮은 계층일 가능성이 높다. 대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소유에 따른 편리함보다 대여를 통한 비용절감이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룬 순다라라잔과 그의 제자인 새뮤얼 프레이버거는 실제 자신의 자동차를 대여 시장에 내놓는 사람들의 소득은 평균을 밑도는 사람이 많음을 밝혀냈다. 공유경제 서비스에서 공급자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거래를 위한 시간과 노력, 약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라면 약간의 추가 소득을 위해 이런 수고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연구자가 차량공유서비스인 ‘겟어라운드’ 플랫폼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공급자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분석한 결과 주된 대여활동이 소득 수준이 평균 이하인 도시 거주민에 집중돼 있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소득이 낮은 계층에 집중되어 창출되는 공유가치가 경제적 불평등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공급자에 역차별 우려도

공유경제의 우려요인은 무엇보다 기존 공급자와의 마찰이다. 공유경제 서비스의 경우 기존 산업 수요를 대체하는 파괴적인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기업 가치에서 이미 2016년에 힐튼과 폭스바겐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공급자와 신규 공급자에 적용되는 규제가 비대칭적이라면 문제가 된다. 특정규제가 기존 공급자에게만 부과된다면 이는 역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세 체계도 마찬가지다. 기존 호텔은 숙박업체로 등록해 이에 맞는 과세 제도에 적용을 받는 반면 공유경제 서비스 공급자는 그렇지 않다. 일부에서는 이런 공유경제 서비스를 조세피난처로 활용하는 사례가 발각되기도 했다.

유휴자산과 ICT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 경계가 희미해지는 공유경제는 생산물의 금전적 가치만으로 측정되는 경제성장을 포괄적인 경제발전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통로다. 공유로 인한 참여자들의 만족감은 경제지표 상에 반영되지 않지만 체감되는 사회적 편익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도적 기반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김동영 <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