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정부의 늑장 대처로 예고된 쓰레기 대란
중국이 자체 폐기물로도 수요가 충족됨에 따라 올 1월부터 외국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 폐기물의 중국 수출길이 막히게 되었고 쓰레기 수거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 재활용 시장은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서 발생한 수요로 활성화되었다가 2013년부터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수요가 줄어들면서 재활용 폐기물들의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 1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조치는 장기적으로 침체돼 있던 시장에 큰 충격으로 작용했다. 중국에 폐기물을 수출하지 못하게 되니 재고가 쌓여 유통 가격은 하락했고,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를 수거해 가던 대부분 재활용 업체들은 이런 가격으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아파트 단지에 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하였다. 이로 인해 대부분 아파트 단지에는 재활용품 자루에 폐비닐이 가득 차 있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지만, 수거와 운반을 하는 업체들은 정부의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실 중국이 외국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해 7월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9개월 동안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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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폐비닐에 이어 폐지 대란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 폐지 유통가격도 지난해 대비 30% 이상 급락하였다. 수출길이 막히다 보니 재고가 넘치면서 폐지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폐지는 폐비닐과 달리 국내외 수요가 탄탄하여 고수익 재활용 폐기물에 속했는데 이제 그것도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다. 이제 폐지도 수거해 가지 않는 상황이 되면 아파트와 주택가는 쓰레기로 넘쳐나게 될 상황이다.

정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후속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임기응변 대책보다는 우리나라의 재활용 정책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수집과 처리가 편리한 플라스틱 음료 용기나 유리병류, 알루미늄캔을 비롯한 신문과 대형 포장박스처럼 규격화된 종이류만을 재활용 대상으로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분리 배출하는 생활 쓰레기 대다수를 일본에서 소각 처리한다. 일본의 생활 쓰레기 재활용 정책이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정부가 참고해 볼 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김태훈(춘천 성수고 2학년) kevinkim20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