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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89호 2018년 4월 9일

생글기자코너

[생글기자 코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경제에 도움이 될까?

고려대학교 학생회관 1층 식당은 2000원 정도로 점심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이번 학기부터 5000원의 뷔페식으로 바뀌었다. 새 학기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지난 학기에 비해 식비, 교재비, 여가비 등 생활비가 눈에 띄게 더 많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이로 인한 용돈 부족을 대다수 학생들이 토로하고 있다. 고려대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박지희 양은 ‘최근 들어 서울에서 자취하는 데 생활부담이 커져 공부에 영향을 줄 정도’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러한 물가 상승은 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최저임금 상승에 기인한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2017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 인상하였으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끌어올릴 것을 공개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청와대는 ‘소득주도 성장이론’을 근거로 내세우며 최저임금을 크게 상승시킴으로써 경제 성장을 꾀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저소득 근로자들의 소비성향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 상승을 통해 이들의 소득을 높여주면 총수요가 진작되어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주요논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의 경제적 타당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적절한 최저임금 상승은 소득재분배 효과를 일으켜 장기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과도하게 올림으로써 경제적 성장을 꾀한다는 것은 경제학적으로는 ‘생소한’ 주장이라고도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상승이 실질적으로 소득의 증가로 연결이 될지부터가 의문이다. 최근 애슐리 등의 식당에서는 셀프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으며, 여러 대형 마트들도 상대적으로 고객이 적은 시간대에는 직원들을 강제 휴식시키고 있다. 정부 조치에 경제적 생산주체들도 비용극소화를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따라서 저소득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은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새로운 제도에 의해 실직자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최저임금 상승은 소득 증가로 연결되지 못해, 소득주도성장의 기본 전제인 ‘소득 상승’부터 달성되지 못한다.

최저임금 상승에 의해 가장 피해보는 경제적 주체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자영업자들이다. 직원들에게 이미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지급하는 대기업들은 최저임금제도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영세기업과 자영업자의 비율이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나라이다. 자영업자들의 상당 비율은 50대 이상이며, 자영업자들의 높은 부채 수준과 자영업의 높은 폐업률은 그들의 경제적 여건이 결코 좋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노동시장 구조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취약하다.

이영준 11기 생글기자(고려대 경제학과 2년) globecom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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