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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88호 2018년 4월 2일

Cover Story

[Cover Story-자율주행 사고는 누구 책임일까] 법적 사고 책임 소재 불분명


우버의 자율주행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우버에 이어 도요타도 자율차 시험운행을 중단했다. 자율차의 안전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운전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차’가 사고를 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버, 자율차 사고 후 시험운행 중단

지난 3월18일 저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시험 운행 중이던 우버 차량이 자전거를 끌고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 엘레인 허츠버그 씨를 들이받았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당시 우버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 중이었다. 차량 체크를 위해 우버 직원이 탑승한 상태였다. 우버는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북미 지역에서 이뤄지던 자율차 시험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자율차 시험운행을 중단했다. 도요타는 사고 이틀 뒤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시간주에서 해온 자율차 시험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는 “이번 사고가 테스트 차량 기사들에게 감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자율차 시험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설립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누토노미도 보스턴에서 해온 자율주행 시험운행을 멈췄다. 보스턴 공공도로에서 운행을 중단해 달라는 시 교통당국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자율차 안전성·책임 논란 불거질 듯

우버는 2~3년 안에 미국 전역에 자율차를 투입하겠다고 호언장담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명 사고로 자율차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술이나 법·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단체인 컨슈머워치독의 존 심슨 국장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차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때까지 모든 공공도로에서 테스트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책임도 논란거리다. 이번 사고는 카메라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에 보행자가 횡단보도가 아닌 곳으로 뛰어들면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시스템이나 차량에 탑승한 우버 직원이 대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고 영상을 확인한 실비아 모이어 템페 경찰서장은 “사람이 운전했다고 해도 피하기 힘든 사고”라고 말했다.

반면 운전자가 직접 차를 몰았다면 교통사고를 당한 보행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년 이상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 상황을 재구성해 분석해온 웩스코 인터내셔널의 재커리 무어는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제때 보행자를 알아채고 반응해 브레이크를 밟아 보행자 2.4m 앞에서 차량이 멈췄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우버의 자율차가 보행자와 충돌할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은 만큼 센서나 카메라의 오작동 여부를 의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할수록 제조사 책임 커져

이는 자율차가 일으킨 사고의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번에 사고를 낸 우버 자율차는 직원이 탑승해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3’ 단계다. 운전자가 분명한 만큼 일반 차량과 똑같은 법규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사람이 실시간으로 운전 상황을 점검하지 않는 ‘레벨4’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사고 책임 소재부터가 모호하다. 일단 완전 자율차 사고는 결국 차의 결함으로 봐야 하니 차량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국내 제조물책임법에 따르면 제조물 결함으로 발생하는 손해는 제조사가 배상해야 한다. 이 경우 자율차 제조사는 손해배상 부담을 미리 차값에 얹어 팔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자율차 가격이 더 비싸지게 된다. 자율차가 일상화될수록 자동차와 관련된 기존의 보험체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얘기다.

5단계로 돼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고 책임은 차량 소유자에서 제조사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지만 여전히 차량 소유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일단 자율차를 구입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관리 책임이 소유자에게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서다.

책임 소재에 대한 판단은 국가별로도 다르다. 독일은 자율주행 수준과 관계없이 사고 책임 대부분을 차량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지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은 사고에 따라 제조사와 운전자 과실 비율을 다르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우버의 시스템 결함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 레벨4 단계 자율주행과 관련한 법률을 정비 중인 나라들이 제조사에 더 많은 책임을 묻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NIE 포인트

자율주행차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지 토론해보자. 제조업체의 책임이 커지 면 기존의 자동차 보험체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생각해보자.

유하늘 한국경제신문 IT부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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