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역사의 현장에서 배우는 '다크 투어리즘'
여행하기 좋은 봄이 다가오고 있다. 여행이라고 하면 경치 좋은 곳이나 맛집을 찾거나 체험을 즐기는 여행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배우고 느끼는 의미 있는 여행, ‘다크 투어리즘’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쟁이나 학살같이 역사적 비극이 일어난 곳이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재난 및 재해 현장을 돌아보면서 희생된 자들의 넋을 기리고 교훈을 얻기 위한 여행이다.

외국의 대표적 다크 투어 장소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400만 명의 유대인이 학살당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9·11 테러의 현장인 미국의 뉴욕 그라운드 제로 등을 꼽을 수 있다. 굴곡 많은 역사를 지나온 우리나라 또한 많은 다크 투어의 현장이 있다. 일제강점기 때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문을 당하고 수감됐던 서대문 형무소, 6·25전쟁 당시 북한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하기 위한 거제도 포로수용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광주 금남로나 희생자가 묻힌 망월동 묘지 등이 있다.

[생글기자 코너] 역사의 현장에서 배우는 '다크 투어리즘'
그 가운데서도 가장 대표적인 곳을 꼽자면 제주 4·3사건 현장일 것이다. 올해 4·3사건 발생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다크 투어리즘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이곳에는 공산당으로 몰려 학살당한 양민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섯알오름과 그들의 죽음을 위로하기 위한 4·3평화공원 등이 있다.

그 근처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해군 비행장으로 건설한 알뜨르 비행장과 비행기를 숨겨뒀던 비행기 격납고, 우리나라 징용자와 제주 도민을 강제 동원해 만든 진지 동굴이 있어서 역사의 현장을 두루두루 둘러보기 좋다.

먹고 체험하고 즐기는 여행도 매력 있지만 역사의 현장에 한 발짝 더 다가서서 그 시대의 아픔과 비극을 직접 느껴보고 현재의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다크 투어도 이 봄에 한 번쯤 해볼 만한 의미 있는 여행이 아닐까 싶다.

손효정 생글기자(제주 브랭섬홀아시아 10학년) sonhyojung01932@branksome.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