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개인과의 계약"이라며 왕권신수설에 도전
홉스와 로크는 '자연상태'를 보는 생각이 달랐죠
자기 마음대로 산다면?

홉스
홉스
사회계약설은 저마다 본성에 따라 살아가는 자연 상태에 있던 개인이 계약을 맺고 국가를 만들어 국가의 통치 속에 살게 되었다는 이론이다. 계약을 하려면 무언가를 주고받아야 한다. 예컨대 우리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하나를 사는 것도 알고 보면 계약이다. 한쪽에서 돈을 주면 다른 쪽에서는 물건을 주어야 계약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사회계약설에서 개인과 국가는 무엇을 주고받을까? 개인은 국가의 통치를 받아들이고, 대신 국가는 개인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는 것이다. 사회계약설에 따르면, 개인은 자연상태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국가의 통치를 따르기로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와 개인 사이에는 서로 권리와 의무가 생겼다는 것이다.

왕권신수설을 부인하다

로크
로크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이 국가와 계약을 통해 국가가 성립한다는 사회계약설은 당시 절대왕정을 떠받치고 있던 왕권신수설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상이다. 왕권신수설이란 왕권은 신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라는 이론이다. 이는 절대왕정 시대에 왕권의 절대권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적 무기로 이용되었다. 그렇지만 왕권신수설은 어디까지나 신의 존재를 전제로 할 경우에만 설득력을 가지는 이론이다. 따라서 이성이 중시되는 근대에서는 어떤 신학적인 전제도 없이 오직 이성에 의해서만 입증될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질서가 요구되었다. 여기서 이성적 추론만을 사용한다는 것은 연역적 방식을 뜻한다. 사회계약설이 왕권신수설을 깨뜨리기 위해서 연역 논증이 가지고 있는 논리적 필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하여 사회계약론자들은 일종의 ‘사고 실험(thougt experiment)’을 했다. 사고실험이란 어떤 상황을 가정하고, 그 상황 속에서 특정 주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기술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래서 이들은 만일 ‘자연 상태’, 즉 어떠한 정부나 국가도 없는 최초의 상태를 가정한다면, 그런 전제로부터 이성적인 추리를 통해 어떤 사회나 국가가 도출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았다. 말하자면 ‘만약 국가가 없다면, 즉 자연 상태에서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라는 가정으로부터 합리적인 사회의 모습을 도출하려 했던 것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자연 상태’란, 국가 상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회 계약을 맺기 이전의 가상적 상태로서, 실제 조사나 연구를 통해 규명해 낸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가정한 것이라는 점이다.

홉스와 로크의 사회계약설

[김홍일쌤의 서양철학 여행] (30) 사회계약설
그렇다면 자연 상태에서 인간의 생활은 어떠했을까? 눈치 빠른 사람은 알아차렸겠지만, 그것은 자연 상태를 어떻게 가정했느냐에 따라 다르다. 홉스, 로크, 루소는 다같이 사회계약설을 제시하였지만, 이들의 주장이 서로 다른 이유는 자연 상태에 대한 각자의 가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결론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역사적으로 제시된 사회계약설은 대개 ‘홉스적 모형’과 ‘로크적 모형’으로 나눌 수 있다. 대체로 홉스는 자연 상태를 비관적으로 가정한 반면, 로크는 보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보고 이들은 서로 다른 사회계약설의 전제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전제로부터 일련의 추론을 통해 홉스는 자연 상태의 불안정한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 리바이어던이라는 강력한 국가를 요청한 반면, 로크는 민주주의적 정치 형태를 제안했던 것이다.

사회계약설은 당시 지배 계층에게는 사회 질서를 위태롭게 할 위험한 사상이었다. 그렇지만 이 사상은 근대 시민혁명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민주주의의 사상 형성에 기여하였다. 이렇게 보면 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거나 국가의 존재 이유는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지켜주는 데 있다는 등등의 생각이 오늘날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다 사회계약설을 제시한 철학자들 덕분이다.

◆생각해봅시다

사회계약설은 당시 지배 계층에게는 사회 질서를 위태롭게 할 위험한 사상이었다. 그렇지만 이
사상은 근대 시민혁명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민주주의의 사상 형성에 기여하였다. 이렇게 보면 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거나 국가의 존재 이유는 개인의 생명, 자유, 재산을 지켜주는 데 있다는 등등의 생각이 오늘날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다 사
회계약설을 제시한 철학자들 덕분이다.

김홍일 < 서울과학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