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4) 고르바초프의 의문 - 가격
소련(현 러시아)의 마지막 대통령이던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만나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사람들이 굶지 않고 먹고 살도록 감독합니까?” 대처 총리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아니라 가격이 하는 일입니다.”

당시 소련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여서 정부가 생산량, 가격 등을 모두 정했다. 소련 정부는 부모처럼 일일이 개입해 재화를 생산했는데도 국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반해 시장경제를 채택한 영국은 정부 개입 없이도 재화가 넘쳐났다.

영국(번영)과 소련(빈곤)을 차이 나게 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격이다. 소련 정부는 가격을 통제한 데 비해 영국 정부는 가격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정해지도록 놔뒀다. 가격은 신호등처럼 모자란 것을 더 생산하게 하고, 남는 것을 덜 생산하게 한다. 가격을 모르면 이것이 뒤죽박죽되고 경제효율성을 떨어뜨린다.

개인, 기업, 정부 등이 상호작용하는 복잡한 세상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부족함 없이 공급되고 인류가 더 발전하는 것은 ‘가격’ 덕분이다. 가격은 경제학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정해진다. 신호등이 신호를 보내듯 가격도 신호를 보낸다.

가격은 생산요소를 적재적소에 배분하게 한다. 시장에서 가격이 높아지면 생산자는 가격이 오른 재화를 더 생산하려 한다. 반면 소비자의 수요는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수요자들은 가격이 낮으면서 비슷한 효용을 주는 대체 재화를 찾게 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생산요소들은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옮겨다니게 된다. 고르바초프는 가격의 이런 기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복잡할수록 강력한 중앙정부가 통제해야 통치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고르바초프는 대처 총리의 말을 듣고도 믿지 못했다.

가격이 자유롭게 시장에서 정해진다는 말은 경제 주체들이 가격을 보고 행동한다는 뜻과 같다. 경제학에서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긋고 두 곡선이 만나는 점이 균형가격이라고 해석한다. 테샛은 가격에 관한 문제를 자주 출제한다. 다음 문제는 어떤 현상에 대해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의 변화를 알아야 하는 문제다. 정영동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

문제.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때 커피 수요와 커피 가격의 변동 방향을 바르게 연결한 것은?
[테샛 공부합시다] 가격은 생산요소를 효율적으로 배분하죠
정영동 한경경제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