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로(0)금리 수준인 초저금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경기가 회복되고 물가가 오를 조짐을 보이자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다. 비정상으로 낮았던 금리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미국 금리의 방향을 좌우하는 미 중앙은행(Fed)은 올해 서너 차례 기준금리(정책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당장 미국이 금리를 빨리 큰 폭으로 올리면 다른 나라 금리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국제적으로 자금이 금리가 높은 나라로 이동하는 등 자금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준금리가 연 1.50%로 미국 기준금리인 연 1.25~1.50%와 상단이 같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한국 금리보다 높아져 국제자금이 고금리를 좇아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주식·채권·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큰 변화가 초래된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할 요인이 커진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 금리도 따라 올라가는 등 시중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별로, 계층별로, 산업별로 불리해지는 곳도 있고 혜택을 보는 곳도 있다. 당장 부채가 많은 가계 기업 등은 이자 부담이 커지고, 투자 생활자금 등에 필요한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진다. 반면 현금 자산이 많은 사람이나 기업, 이자 수입으로 생활하는 은퇴자 등은 수입이 늘어난다. 금리를 내릴 때도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이처럼 금리를 변동시키면 긍정·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발생한다. 나라마다 금리정책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조절한다. 한국은행은 1년에 8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는 무엇이고, 금리 인상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4, 5면에서 알아보자.

김은정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