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임의로 형량 줄어주는 '플리바게닝', 이렇게 생각한다
유명한 게임이론 중에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공범의 죄까지 대신 자백해서 풀려나고 상대만 큰 형벌을 받게 하느냐, 아니면 함구해서 둘 다 작은 형벌을 받느냐에 대한 딜레마다. 이 딜레마가 전제하고 있는 조건은 자백을 하면 형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를 부르는 명칭이 ‘플리바게닝’이다.

 [생글기자 코너] 임의로 형량 줄어주는 '플리바게닝', 이렇게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플리바게닝은 법적으로 명시돼 있는 제도는 아니다. 하지만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데, 가장 큰 쟁점은 피해자 의사와는 관계없이 형량을 줄여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이냐는 것이다. 수사의 수월성을 위해서 범인의 자백은 필요하지만, 피해자는 이 때문에 범인의 형량이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사실 ‘어차피 들킬 것 자백하고 형량이나 줄이자’라는 생각으로 자백하는 범인도 적지 않을 것이고, 공범이 있을 경우 상대는 나 몰라라 하고 본인만 살아남으려는 셈인 것이다. 물론 진심으로 자신이 저지른 죄를 반성해서 자백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저런 사람이 더 많은 현실이다. 어느 점으로 보나 도덕적으로 형벌을 더 줄여줄 만한 가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자백이 어떤 이득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는다면 그건 더 문제다. 형벌 감소의 혜택이 없다면 자백하는 일은 본인의 양심에 의한 매우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없어지다시피 할 것이다. 수사에 더 긴 시간과 큰 수고가 필요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면에서 플리바게닝은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수사를 빨리 끝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다른 면으로는 피해자의 의사와 관련 없이 죗값을 치르는 시간을 줄여 버리기도 한다. 이는 플리바게닝이 수많은 논쟁을 안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치주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있는 것인 만큼, 플리바게닝 역시 법치주의에 있어 세심하게 다러져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김나영 생글기자(영신여고 1년) kkim927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