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스스로 알아서 주행하고, 나는 차 안에서 사무를 처리하거나 영화나 본다.” 이제까지 공상과학 영화 또는 드라마에서나 가능했던 이런 꿈 같은 일이 점점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일정 구간에선 운전자가 핸들을 잡지 않아도 자동차가 자동으로 운행되는 수준의 자율주행은 이뤄지고 있다. 이런 기술이 구현된 자동차가 부분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정도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벽한 자율주행차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때가 되면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앞을 보지 않아도 되고 꼭 자리에 앉아 있을 필요도 없다. 운전은 100% 차에 맡기고 화상으로 회의를 할 수도 있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어도 된다. 자동차가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일하는 사무 공간, 쉬고 즐기는 휴식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자동차가 달리는 재미와 성능에 집중했다면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리면 자동차 안에서 할 일이 더 중요해진다.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인 ‘인포테인먼트’ 기술이라는 말이 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실제 자동차 회사들은 차 안에 어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남보다 먼저 자율주행차를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뿐 아니다. 구글 인텔 등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자동차 업체와 손잡고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전자장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IT 업체 역할이 커진다. 자동차 업계와 IT 업계 종사자들은 “자율주행차는 미래 최대 유망산업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불과 몇 년 안에 자율주행차가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은 풀어야 할 기술적 사회적 과제가 적지 않지만 자율주행차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바꿀 날이 가까이 다가왔다.

도병욱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dodo@hankyung.com